[약전약후] '타미플루' 개발로 세계를 구하다…집념의 한국인 화학도

길리어드 근무 김정은 박사, 이후 로슈에 기술이전

 

지난 2009년 팬데믹(세계 대유행)을 일으켰던 신종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A형 H1N1)는 인류에게 감염병의 무서움을 알려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당시 독감 바이러스에 심각한 변이가 발생하면서 치명률이 급증했다. 사망자는 전세계 약 20만명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팬데믹을 엔데믹으로 전환하는데 독감 백신이 중심 역할을 했고, 치료제인 '타미플루(성분 오셀타미비르)'가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다. 먹는 약인 타미플루의 2009년 매출액은 20억달러를 훌쩍 넘었다.

◇타미플루 영웅 김정은 박사, 한국계 재미교포

타미플루 열풍은 1987년 소규모 벤처사로 시작한 미국 길리어드가 세계적인 스타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길리어드는 돌연변이를 거듭하는 독감 바이러스 정복을 위해 1996년 이 항바이러스제를 이미 개발해놨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자신의 표면에 뉴라민분해효소(neuraminidase)를 붙여 놓고 있다. 이 효소는 바이러스가 체세포를 감염시킨 뒤 다른 체세포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타미플루는 이 뉴라민분해효소를 억제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역할을 한다.

타미플루는 이후 다국적제약사 로슈에 판권이 넘어가면서 국내에선 로슈 약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99년에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타미플루를 허가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2002년 승인했다.

타미플루 개발을 주도한 사람은 한국계 재미교포인 김정은 박사다. 김 박사는 유기화학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전공책에서 봤던 'Corey kim oxidation' 메커니즘의 발견자로도 유명하다. 

1943년생인 김 박사는 1965년 일본 도쿄대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유기화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1970년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3년부터 미국 유명 제약사인 BMS제약, 1994년부터 길리어드사에서 근무했다. 2012년에는 국내 바이오벤처 카이노스메드에 둥지를 틀기도 했다.

김 박사는 1996년 길리어드에서 근무할 때 타미플루 개발을 주도했다. 

◇성인 1일 2회 5일간 10캡슐 복용…2017년 복제약 대거 출시

국내에선 한국로슈가 200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타미플루를 허가받았다.

타미플루의 국내 특허(조성물)는 2017년 8월 만료됐고, 이후 치열한 복제약 출시 경쟁이 펼쳐졌다. 복제약이 나오면서 약가정책에 따라 오리지널인 타미플루의 약값이 내려갔다. 현재 국내 허가돼 있는 복제약은 용량별, 제형별로 모두 합쳐 200품목을 훌쩍 넘는다.

타미플루는 거의 모든 연령대가 먹을 수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타미플루는 생후 2주 이상 신생아를 포함한 소아 및 성인의 인플루엔자A·B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용으로 처방한다. 감염 초기증상 발현 48시간 이내 투여를 시작해야 한다.

성인과 13세 이상 청소년은 타미플루 75㎎ 캡슐을 1일 2회, 5일간 총 10캡슐을 먹는다. 알약을 삼키기 어려우면 현탁용 분말제를 먹는다.

1세 이상 12세 이하 소아의 경우, 알약을 삼킬 수 있는 체중 40㎏ 초과일 때 75㎎ 캡슐을 1일 2회 또는 30㎎ 캡슐과 45㎎ 캡슐을 1일 2회 복용할 수 있다.

생후 2주 이상 1세미만 소아는 3㎎/㎏을 1일 2회, 5일간 먹는다.

다만 신부전 환자나 천식, 만성 기관지염 등 고위험군 환자 등 신중히 투여해야 하는 환자군이 있다. 쇼크나 폐렴, 간염 등 이상반응도 있을 수 있어 전문의약품으로서 의사 진단이 필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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