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유럽 에너지난·中둔화…전세계 경제 '적신호' 켜졌다-FT 사설

 

FT 편집국 사설 "코로나 상처 치유 전 글로벌 경제위기…英 반면교사 삼아라"

 

"정책 위기…취약한 상황에 정교한 위험 대응 필요"

 

세계 유수의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가 편집국 차원에서 세계경제의 적신호가 켜졌다며 각국이 신중하게 회복을 되찾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는 오피니언을 실었다.

FT는 17일 아시아판에서 18면 사설을 통해 편집위원회 이름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장 클로드 융커 전 총재가 2016년 유럽이 직면한 문제를 '정책위기'라고 명명했던 것을 상기하며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도 유사한 위험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 가파른 금리 인상, 중국의 둔화까지 다양한 먹구름이 세계 경제를 뒤덮고 있다.

서로 다른 지역과 시장에서 일어나는 개별적 위기가 이제 서로 얽히고 설키며 세계적 차원에서 정책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진단했다.

세계 경제에서 많은 (성장) 엔진들이 한꺼번에 정체되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IMF에 따르면 올해 혹은 내년 세계 총생산의 1/3을 책임지는 국가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FT는 특히 주요 경제지역인 미국, 유로존, 중국이 "암울하다(bleak)"고 표현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에 도달하며 올해 중앙은행들은 지난 50년 동안 목격한 적이 없을 정도로 단결돼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미국 달러는 2000년대 초 이후 가장 강해졌다. 세계 경제는 강력한 하방 압박을 받으며 새로운 긴장에 휩싸였다.

세계경제의 대혼란(maelstrom)은 대부분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따른 충격 때문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은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빠르게 금리를 올렸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며 유럽경제를 충격에 빠뜨렸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침체와 제로코로나 정책에 휘청이고 있다. 세계 경제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새로운 질병(ailments)에 걸린 셈이라고 FT는 비유했다.

그리고 수 많은 충격이 서로를 강화하면서 세계의 정책입안자들은 균형잡힌 조치를 취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차원에서 성장을 촉진하고 개인 및 기업을 지원하려는 노력이 인플레이션을 더 끌어 올려 이자부담을 높여서는 안된다고 FT는 조언했다. 금리가 더 오를 수록 주택시장은 붕괴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할 위험이 더 커진다. 하지만 중앙은행으로서는 통화정책을 긴축화하지 않으면 고물가가 고착화할 위험이 있다.

FT는 오늘날처럼 경제가 취약한 경우 정책은 더 정교화하고 위험에 더 잘 대응해야한다는 교훈이 있다며 '영국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The UK is an example of how not to do it)고 조언했다.  

FT는 영국이 최근 몇 주 동안 '도자기 상점의 황소'(bull in a china shop)처럼 실책을 범했다며 현실을 완전 무시할 때 이런 참사가 벌어진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정책 실수들이 쌓여 내년 글로벌 성장률이 역사적으로 낮은 2% 이하로 떨어질 확률이 25%에 달할 것이라고 IMF는 예상한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글로벌 위기가 전염되면 회복을 되찾아야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시스템은 강해졌지만 각국 정부는 비은행 금융시스템에 대해서는 거의 손을 놨다고 FT는 지적했다. 지난 10년 동안 기술, 화석연료 대체에너지 투자로 인플레이션은 터졌고 생산성 개선은 부진했다. 신중하고 장기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의 위기가 계속 이어질 뿐이라고 FT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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