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에 술잔까지…MZ·外人 열광하는 K-굿즈, 억 단위 팔린다

자개소반 충전기 거래액 5억, 단청 키보드 '품절 대란'

서울굿즈 2분기 매출 4억3천만…중앙박물관 뮷즈도 '완판' 행렬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굿즈숍 뮷즈(MU:DS) 앞. 주말이면 까치호랑이 배지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사려는 줄이 수십미터 늘어선다. 과거 관광객들이 챙겨가던 한복 인형, 나무 이름표 목걸이, 엽서나 사진 정도의 '기념품' 구매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최근 관광기념품은 전통 문양과 이야기에 감각적인 디자인·실용성을 더해, 외국인은 물론 국내 MZ세대까지 "득템"을 외치는 '핫 아이템'으로 변신했다.


단순한 여행 흔적이던 기념품이 K-컬처 열풍을 타고 글로벌 소비재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공모전에서 태어난 '억 매출' 히트작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매년 개최하는 대한민국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매년 히트 상품이 탄생한다.


경복궁 근정전 어좌를 형상화한 '조선왕실 와인마개'는 올해 대통령상과 글로벌 인기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자개소반 문양을 입힌 무선충전기'(2021년 한국관광공사 사장상)는 뮷즈 입점 후 누적 거래액 5억 원을 기록했고 흑립갓곤 불펜(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은 케이팝 팬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APEC 기자단 협찬품으로도 채택됐다.


'단청 키캡·키보드'(2024 한국관광공사 사장상)는 품절 대란으로 생산량을 2배 늘리며 '갖고 싶은 한국'을 증명했다.


서울·박물관·테마파크, 굿즈 대란

 

서울관광재단이 운영하는 서울굿즈는 올해 2분기 매출이 4억 3000만 원에 달하며 지난해 대비 두 배 성장했다.


특히 8월 한 달 매출만 8000만 원으로 월평균의 두 배를 넘겼다.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풍경마그넷'(1만 5000원)으로 불펜·우산·텀블러·에코백 등 생활용품이 뒤를 이었다.


세종문화회관점은 개관 이후 10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8만 명을 돌파하며 매달 기록을 경신 중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굿즈 브랜드 '뮷즈'도 '까치호랑이 배지', '취객선비 소주잔' 등으로 품절 행렬을 이어갔다. 스타벅스와 협업한 민화 머그·호작도 텀블러 역시 완판 사례로 꼽힌다.


최근엔 에버랜드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케데헌 체험존'을 열고 사자 보이즈가 되어볼 수 있는 '더피 자수 갓'을 굿즈로 선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 9월 26일 정식 개관일에는 체험존에 하루 1만 5000명이 몰리며 '오픈런' 행렬이 이어진 바 있다.


오사카서 11억 매출…해외 판로로 확장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도 열리고 있다. 서울굿즈 북촌 팝업스토어는 9월 초 10일간 7961명이 방문했는데 이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43.1%였다. 실제 구매자 기준으로는 절반이 넘는 51%가 외국인이었다.


해외 판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4월부터 운영 중인 오사카 엑스포 한국관 팝업스토어는 6개월간 127만 명이 방문해 7월 말 기준 매출 11억 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오는 11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대한민국 기념품 박람회를 확대 개최하고, APEC 정상회의와 연계한 경주역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글로벌 무대와 연결해 기념품 산업화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순 쇼핑숙박팀장은 "한국과 한국문화를 담은 우수한 기념품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기념품이 소비자에게 닿을 수 있도록 유통판로를 확장하는 것이 필수"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대표 기념품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공사 해외지사, 이종산업과의 협업 등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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