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아기 통장 만들었어요"…태어나니 300만원이 '딱'

0살부터 자산 쌓는 시대가 왔다…은행권 '아기 통장' 화제

'아기 통장'이 바꾼 세뱃돈 풍경…"현금 말고 송금해주세요"


# 30대 김모씨는 지난 6월 출산 직후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아이 통장'을 만들었다. 이후 가족·친척들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아이의 사진과 함께 첫 통장 개설 소식을 알렸는데, 통장에 쌓인 용돈만 벌써 3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최근 0세부터 가입할 수 있는 '아이 통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별다른 서류 준비 없이 모바일로 쉽고 만들고, 훗날 통장을 넘겨 받을 아이의 금융 교육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실제 김씨 자녀의 계좌 잔액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첫 100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작은 잔치를 열었는데, 일정상 참석하지 못한 친척들이 아이 통장으로 직접 용돈을 송금해준 덕분이다.


명절 세뱃돈을 현금으로 주고받는 모습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현금을 뽑아 건네고 다시 입금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모바일로 간편하게 송금하면 끝이다.


불과 몇년 전까지 자녀 통장을 만들려면 각종 서류를 챙겨 은행 영업점을 직접 찾아가야 했다. 하지만 2023년 금융규제 혁신으로 비대면 실명 확인이 허용되면서,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몇 번만 터치해도 '아이 통장'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아이 통장 상품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다. 지난달 기준 토스뱅크의 자녀 전용 '아이 통장'은 누적 계좌 수가 100만 좌를 넘었다.


부모는 토스뱅크 앱에서 계좌 개설부터 적금 가입, 체크카드 발급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 아이는 어릴 땐 통장에 용돈을 모으고, 만 12세가 되면 자신의 이름으로 체크카드를 받아 교통비, 편의점, 온라인 결제 등 첫 금융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0세부터 만 16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가 개설할 수 있는 '우리아이통장'을 출시했다. 특히 입출금 시 부모가 '첫 걸음마 한 날' '첫 번째 세뱃돈' 같은 메시지도 남길 수 있게 설계된 것도 특징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은행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까지 아이 통장 홍보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첫 계좌는 잘 바꾸지 않는 특성이 있어 아이 통장은 평생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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