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일가 최초로 5·18 부활제 참석…시민들 박수로 받아들여
"할아버지가 무고한 광주 시민 비참하게 돌아가시게 해"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27)가 27일 5·18민중항쟁 부활제에 참석해 광주 시민들에게 사죄했다.

우원씨는 28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부활제에 참석, 공식 석상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에게 "광주 시민분들께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가족들을 대표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43년 전 우리나라 국민을 지켜야되는 국군들이 저의 할아버지에 의해 무고한 광주시민분들을 비참하게 돌아가시게 했다"며 "돌아가실줄 알고도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온몸을 바친 분들께 사죄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잘한 게 하나도 없다. 이때까지 미국에서 제 가족들의 죄를 알면서도 그대로 살아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원씨는 "제가 여기 있음으로서 많은 분들이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저를 통해 한번 더 생각하고 기회가 됐으면 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과 5·18 유족들, 길을 지나가다 우원씨의 사죄를 본 시민들은 마이크를 내려놓는 우원씨를 향해 박수를 보내며 그의 사죄를 받아들였다.

우원씨는 이날 부활제의 주요 행사인 제례에도 참석해 1980년 5월27일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을 지키다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산화한 시민군들에게 큰절을 2차례 올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