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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26 01:09
롯데와 닮은 한국타이어 형제 분쟁…경영권 뒤집기 핵심 카드 '성년후견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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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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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왼쪽)과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 부회장(뉴스1DB)© 뉴스1
조현범 사장 체제 굳건, 조양래 회장 피후견인 돼야 역전 조양래 회장 지분매각 결정 백지화 염두, 기각되면 조기 진화
경영권을 둘러싼 한국타이어그룹 집안싸움이 시작됐다.
조양래 회장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불씨를 댕겼고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이에 동참했다.
조양래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보유하고 있던 지주사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승계를 확정했는데 이 결정이 아버지 뜻인지 확인해보자는 것이다.
조현식 부회장이 누나가 제기한 소송전에 참전하기로 결정한 한 것은 조양래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직접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지 않고 입장문 발표 형식을 빌려 논란의 소지를 남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황만 놓고 보면 장녀 및 장남 연합과 조현범 사장간 힘겨루기가 심화될 수 있는 여건이다. 따라서 총수 건강 문제로 경영권 갈등이 격화됐던 롯데가(家) 분쟁과 유사한 형태가 될 가능성도 있다.
26일 한국타이어그룹에 따르면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월드와이드) 최대주주는 지분 42.9%를 보유한 조현범 사장이다. 지난 6월 조양래 회장이 보유 지분 23.59% 전량을 조현범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차남 승계를 확정한 것으로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심판을 청구한 조희경 이사장과 이에 참전한 조현식 부회장 지분율은 각각 0.83%, 19.32%다. 중립으로 알려진 차녀 조희원씨 지분율은 10.82%다.
조희경·조현식 남매가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심판 청구에 나선 것은 조현범 사장을 대상으로 한 지분매각 백지화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성년후견심판이 인정돼 조양래 회장이 피후견인이 되면 앞서 이뤄진 지분매각 결정의 효력을 따져 보는 후속 소송 청구가 가능해서다.
차남승계 확정과 이를 둘러싼 형제 반발, 결정권을 가진 총수 건강 문제 다툼 등 현재까지 발생한 상황만 보면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과 판박이다.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빈·신동주간 형제 갈등의 핵심도 고 신격호 회장의 정신건강 문제였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그룹 경영권 분쟁이 롯데 때처럼 총수 건강 문제 등을 놓고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한국타이어의 경우 롯데와 달리 지배구조가 뚜렷하다는 점, 경영권 분쟁 당시 고 신격호 회장이 조양래 회장보다 더 고령이었다는 점, 상대적으로 정정하다고 알려진 조양래 회장이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 등 세부적으로는 롯데 때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건강문제를 놓고 법정공방과 혼란이 거듭됐던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은 당시 고령(94세)이었던 고 신격호 회장이 직접 나서지 못하면서 격화됐다. 신동빈·신동주 형제가 서로의 입장에서 건강에 이상이 감지된 아버지의 의사결정이 효력이 있는지 여부를 다투는데 정작 당사자인 고 신격호 회장은 이를 조율하지 못할 정도로 고령이어서 혼란이 심화됐다.
반면 한국타이어그룹 내홍은 롯데에 비해 단순하다. 신격호 회장이 의사를 드러내지 못했던 롯데 분쟁 때와 달리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조양래 회장(84세)은 이번 사태에 직접 개입했다.
또 일본 롯데홀딩스 등이 엮인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와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보였던 롯데그룹과 달리 지주사 체제의 한국타이어그룹은 지배구조가 뚜렷하다.
지주사 지분만 확보하면 경영권 공격이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깜깜이 지배구조로 혼란이 거듭됐던 롯데그룹보다 상황을 정리하기가 쉽다. 중립으로 알려진 차녀 조희원씨가 조희경 이사장, 조현식 부회장과 연합해도 경영권을 흔들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이 때문에 조희경·조현식 남매는 불리한 조건을 뒤집을 카드로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심판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구가 인용되면 조현범 사장에게 지주사 지분을 매각한 조양래 회장 결정에 효력이 없다는 후속 소송 제기가 가능하다. 반대로 청구가 기각되면 조현범 사장 체제를 위협할 방법은 더 이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재계 관계자는 "성견후견심판 결과가 나와야 한국타이어그룹 분쟁의 조기 진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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