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시애틀 소녀살해범 DNA분석으로 체포돼

미제로 남아있던 1994년 시애틀 14세 소녀 살해사건 용의자 체포 


지난 1994년 시애틀에서 발생한 14세 소녀 타냐 마리 프레이저(사진) 살해사건의 범인이 30년 만에 붙잡혔다. 

시애틀 경찰은 5일 DNA 분석을 통해 당시 현장 증거와 일치하는 57세 남성을 특정, 전날 용의자를 체포해 킹카운티 교도소에 수감했다고 밝혔다.

프레이저는 1994년 7월 18일 메니중학교 여름 수업을 마친 뒤 시애틀 캐피톨 힐 지역의 버스정류장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고, 5일 뒤 한 남성이 개를 산책시키던 중 이스트 하이랜드 드라이브 2200번지 부근 숲속에서 그녀의 시신을 발견했다. 버스정류장과 불과 10블록 떨어진 곳이었다.

킹카운티 검시관은 프레이저가 실종 이틀 뒤인 7월 20일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이 사건은 시애틀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으며, 지역 주민과 교회, 봉사단체들이 잇따라 추모 모임을 열었다. 

프레이저는 마운트 베이커 지역의 성 클레멘츠 성공회 교회를 다녔고, 취약계층 식사 지원단체인 치킨수프 브리게이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성실한 학생이었다. 중학교 졸업하고 그해 가을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시점이었다.

시애틀 경찰국 롤프 노튼 수사관은 “30년 넘게 세대를 이어 수많은 수사관과 과학자들이 이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오늘은 축하의 날이 아니라, 여전히 딸과 자매, 조카를 잃은 유가족을 위로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사는 최근 발전된 유전자 계통 분석(Forensic Genetic Genealogy) 기술 덕분에 급진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DNA를 최신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용의자를 특정했으며, 체포 당시에도 새로운 유전자 샘플을 확보해 추가 검증을 진행 중이다.

30년 동안 미제로 남았던 소녀 살해사건이 과학수사의 힘으로 해결되면서, 시애틀 시민들은 한편으로 안도감을 표하면서도 긴 세월 동안 고통을 견뎌온 피해자 가족을 향해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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