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기후변화로 인류멸망 안돼…온난화보다 기아·질병 집중"

COP30 앞두고 '인류 복지'에 우선 대응할 것 촉구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가 다음 달 10일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기후변화가 인류를 멸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질병·기아 예방 등 '인류 복지'를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게이츠는 인간의 삶을 위해 기후변화 대응은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종말론적 전망에 휩싸인 기후 활동가 대부분이 단기적 배출 목표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전력생산, 제조업, 농업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술 혁신이 기후변화를 억제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적절한 투자와 정책이 마련된다면 향후 10년 동안 우리는 값싼 저탄소 신기술을 대규모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세기 중반에는 배출량이 감소하고 빈국과 부유국 간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위한 과거의 노력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며 국제에너지기구(IEA)를 인용해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예상 배출량을 40% 이상 줄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게이츠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과거의 투자가 잘못 배치됐다며 기후 전략에서 인류의 복지가 배출량 감축보다 뒷전으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게이츠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려고 합성비료 사용을 금지하자 작물 수확량이 급감해 식량 위기를 겪은 스리랑카의 사례를 소개했다.

또 화석연료 프로젝트 자금지원 중단은 학교, 병원에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하려는 저소득 국가들이 발전소 건설에 저금리 대출을 받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배출량과 온도 변화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져야 할 기준, 즉 삶의 질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며 COP30과 기후 활동가들을 향해 에너지·건강·농업 부문에서 기술 혁신을 지원하고, 기후 대응 과정에서 인류 복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NN은 게이츠의 글이 "충격적"이라며 게이츠의 태도가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전개하며 기후변화에 "전례 없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과거의 행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보도했다.

게이츠가 우선순위라고 말하는 최빈국 주민들의 고통은 상당 부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마이클 만 과학·지속가능성·미디어 연구센터장은 "개발도상국에 기후 위기보다 더 큰 위협은 없다"며 "모든 것을 거꾸로 생각하고 있다"고 CNN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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