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판' 노벨문학상 수상자 소잉카, 美비자 취소 당해

나이지리아 작가, 美총영사관 통보문 공개
과거 이디 아민 희곡 집필…"트럼프 관해 쓸 때 됐다"

 

아프리카 출신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나이지리아 작가 월레 소잉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비자 취소를 통보받았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알자지라에 따르면, 소잉카는 이날 나이지리아 라고스 콩기스 하베스트 갤러리에서 열린 행사에서 나이지리아 미국 총영사관이 지난 23일 자로 송부한 통보문을 낭독하며 사본을 공개했다.

소잉카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해 비이민 비자를 받았다. 통보문에는 비자를 무효화하기 위해 여권을 지참하라는 내용과 함께, 비자 발급 이후 추가 정보가 입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소잉카는 이 통보문을 가리켜 "꽤나 이상한 연애편지"라고 말하며 "그 요청을 이행할 시간은 없다"며 농담을 던졌다.

그는 비자 취소로 인해 향후 문학·문화 행사 참가가 제한될 것이라면서도 "총영사관과 미국인들에게 보증하건대, 나는 내 비자가 취소된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에 대한 희곡을 썼던 일을 언급하며 "아마도 이제 트럼프에 대한 희곡을 쓸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소잉카는 1986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며 대표작으로는 '무질서의 계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땅에서 온 연대기' 등이 있다.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 미국의 명문대에서 교수직을 맡는 등 학계 활동도 활발히 했다.

특히 국내외 정치 문제를 직설적으로 비판하기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 활동은 오랫동안 나이지리아 정권의 박해를 받았는데, 독방 수감 중 화장지를 이용해 글을 쓴 일화가 잘 알려져 있다.

소잉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방인과 이민자에 대한 잔혹하고 비인간적인 대우'를 규탄하기도 했다.

2017년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당선에 항의하기 위해 미국 영주권을 파기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백악관에 복귀한 뒤 이민 단속을 강화하는 데 더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인사들의 비자와 영주권을 취소해 왔다.

지난 4월에는 1987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오스카 아리아스 코스타리카 전 대통령의 미국 비자가 취소된 바 있다.

지난달에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이달 초에는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의 비자가 각각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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