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트럼프, 경주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황금빛 동맹' 재확인

李대통령이 선물한 무궁화대훈장·신라 금관에 반한 트럼프
한미 퓨전 음식으로 오찬 구성…"한미동맹 황금빛 전성기 기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과 오찬, 만찬 일정을 통해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7월 첫 회담에 이어 양국 정상은 다시 마주하며 동맹의 결속을 과시했다.

이날 오후 2시가 넘어서자 천년미소관 앞마당은 취타대의 북소리와 의장대의 도열로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금관을 형상화한 장식과 레드카펫 위로 두 정상의 차량이 차례로 진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훈민정음 문양이 새겨진 황금빛 넥타이를 맸다. 이 넥타이는 금색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세심히 고려해 특별 제작된 것으로, 한미 정상의 한국에서의 첫 만남에 상징성을 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리자 이 대통령은 직접 걸어 나와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웃으며 이 대통령의 어깨를 두드리며 친근하게 인사했다.

천년미소관 로비 안에서는 양국 국가가 연주됐고, 두 정상은 각각 가슴에 손을 얹거나 거수경례로 예의를 갖췄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안내해 구윤철 부총리, 강경화 주미대사, 강훈식 비서실장 등과 인사를 나눴다. 현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 부총리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함께 웃는 장면도 포착됐다.

무궁화대훈장·신라 금관에 반한 트럼프 "대단히 감사하다"

공식 환영식 절정은 신라 금관 모형과 무궁화대훈장 증정 순간이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감사와 존경을 담은 선물"이라며 금관을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히 감사하다.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선물을 한참 들여다본 뒤 수행원에게 직접 전시 위치까지 지시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금관의 의미를 "신성함과 지도자의 강력한 권위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경청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물을 든 채 미소를 지으며 감탄했고, 매우 만족해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트럼프 굿즈'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마가(MAGA) 모자와 사진집 등을 바라보며 "이건 정말 멋지다"라고 감탄했고, 전속 사진기자에게 "모두 찍어두라"고 지시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저서 번역본을 보고는 "우리가 만든 것보다 예쁘다. 멜라니아에게 바로 보내라"고 웃으며 감탄했다고 대통령실 측은 밝혔다.

한미 퓨전 음식으로 오찬 구성…"한미동맹 황금빛 전성기 기원"

환영식 뒤 이어진 한미 정상회담 오찬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특별히 구성된 퓨전 한식이 올랐다. 전채는 신안 새우, 고흥 관자, 완도 전복에 사우전드아일랜드 드레싱을 곁들였고, 메인은 경주 햅쌀밥과 미국산 갈비, 공주밤, 평창 무·당근, 천안 버섯을 활용한 갈비찜이었다.

디저트로는 금장식 브라우니와 감귤 디저트가 제공됐다. 접시에는 ‘PEACE!’ 문구가 새겨져 이재명 대통령이 첫 회담에서 제안한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정신을 상기시켰다. 대통령실은 “한미동맹의 황금빛 전성기를 상징하는 디저트”라고 설명했다.

행사 내내 트럼프 대통령은 금색을 선호하는 자신의 취향을 언급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 대통령이 매고 나온 황금빛 훈민정음 문양 넥타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세심히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 뒤 두 정상은 오후 2시39분부터 약 87분간 회담을 진행한 뒤, 저녁에는 특별 만찬을 함께했다. 만찬은 영월 오골계와 트러플을 곁들인 만두, 경주 천년한우 등심, 경주 남산 송이버섯, 구룡포 광어, 그리고 지리산 청정지역 캐비아를 활용한 최고급 코스로 준비됐다.

만찬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운영하는 와이너리 제품인 '트럼프 샤르도네', '트럼프 카베르네 소비뇽'이 제공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특별만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만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이 참석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특별만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만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文 때와 비슷한 '파란색 넥타이' 착용…외교적 제스처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이날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미국 언론은 과거 그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비슷한 색을 선택했던 점에 주목하며, 파란색이 외교적 존중의 표시라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늘 정장을 완벽히 갖추고 넥타이를 단단히 매는 것으로 유명하다. 1980년대 부동산 사업가 시절엔 넓은 줄무늬와 화려한 패턴을 즐겼지만, 정치인이 된 이후엔 깔끔한 단색과 단정한 스타일로 바뀌었다.

짙은 남색 정장에 흰 셔츠, 붉은 넥타이를 즐겨 매 '인간 성조기'로 불렸으나, 이번에는 푸른색을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했는데, 당시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와 눈길을 끌었다. 미국 언론에선 파란색 넥타이 착용이 카터 전 대통령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통령으로서의 예의와 동맹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는 외교적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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