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타이레놀 논란' 재점화…의학계 "과학적 근거 필요"

트럼프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 자폐 위험 높일 수 있어"
WHO·EMA·ACOG "인과관계 확인 안돼…필요시 복용은 안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의 임신 중 복용을 두고 “태아 자폐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논란의 불씨가 커졌다. 이에 대해 국제 의학계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정치적 논쟁"이라며 선을 그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수백만 명의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복용해 왔지만, 연구들은 아이들의 발달 문제와의 연관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며 "FDA는 국민을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선거 유세에서도 "거대 제약사들이 정부를 통제하고 있다"며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를 접한 전세계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가운데 전세계 의학계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 또는 ADHD 위험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한 일관된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의약품청(EMA)은 "파라세타몰은 수십 년간 축적된 안전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신 중에도 표준 해열진통제로 사용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는 "통증·발열을 방치할 경우 태아 신경계 손상 위험이 오히려 증가한다"며 "과학적 근거 없는 공포 조장은 여성 건강에 해롭다"고 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타이레놀과 자폐 연관을 주장한 논문들은 표본 편향과 교란 요인을 제거하지 못했다"며 "인과를 확정할 수 없다"고 입장을 냈다.

국제산부인과연맹(FIGO)은 "약물 안전성을 정치적 담론으로 전환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근거 중심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반응도 비슷했다. 대한의사협회는 "타이레놀과 자폐 위험의 인과관계는 확립되지 않았다"며 "임신부는 의사의 복약 지도를 준수하면 안전하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까지 국내외 안전성 평가에서 자폐 연관성은 인정되지 않았다"며 "추가 자료를 모니터링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타이레놀의 주성분 아세트아미노펜은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해열진통제로, 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40년 넘게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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