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막말' 美특검실 수장 지명자, 자진 사퇴

채팅방서 "킹 목사 기념일 폐지해야"…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반대

 

인종차별 채팅 논란에 휩싸인 미국 연방 특별검사실(OSC) 수장 지명자 폴 잉그라시아가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특별검사실은 미 연방공무원의 권익 수호와 내부고발자 보호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독립기관이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특별검사실 수장으로 30세의 변호사이자 정치평론가 폴 잉그라시아를 지명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잉그라시아는 소셜미디어 X에 "현재 충분한 공화당 표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목요일 예정된 상원 정부 업무위원회(HSGAC) 청문회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오는 23일 미국 상원의 인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었던 잉그라시아는 20일 인종차별 발언이 담긴 메시지가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보도된 뒤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잉그라시아는 공화당 인사들과 함께 참여한 메시지 채팅방에서 "MLK 주니어(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는 1960년대의 조지 플로이드(2020년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의해 살해된 흑인 남성)"라며 "그의 기념일은 폐지되고 그가 속한 일곱 번째 지옥에 던져져야 한다"고 발언했다.

다른 채팅에서 잉그라시아는 "내가 때때로 나치적 성향이 있음을 인정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2기 초기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을 맡았던 인도계 미국 정치인 비벡 라마스와미를 두고는 "중국인이나 인도인은 절대 믿지 말라"고 적었으며, 흑인에 대해서는 "그들의 자연스러운 상태가 그렇다…아프리카는 언제나 쓰레기 같은 곳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화에서는 "유능한 백인 남성이 지도층에 있어야 한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건 건국의 아버지들이 틀렸다"고 했다.

잉그라시아의 변호사 에드워드 앤드루 팔칙은 메시지들이 맥락에서 벗어났고, '자학적인 풍자 유머'가 가미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폴리티코의 보도 후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상원 다수당을 차지한 여러 공화당 상원의원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지명이 위태로워지자, 잉그라시아는 사퇴를 택했다.

지난 8월에도 백악관은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에서 일했던 경제학자 EJ 안토니를 노동통계국 국장으로 지명했다가 지난달 30일 철회한 바 있다. 안토니는 지명 후 CNN 보도에서 소셜미디어에 음모론과 여성혐오적인 게시물을 포함한 '선동적인 수사'를 올려 부적격 논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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