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 막후 활약한 트럼프 사위 쿠슈너…민주당도 "인정"

위트코프 특사와 함께 이스라엘 등 설득 주효…부동산업계서 체득한 거래 실력 발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이자 자칭 '거래 전문가'인 재러드 쿠슈너(44)가 가자지구 전쟁 휴전 합의에 중요한 역할을 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욕시 부동산 거래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비결이 "먼저 동의를 구하고, 세부 사항은 나중에 조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1단계 협정 타결의 막후 주역이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와 쿠슈너였고 이들의 활동 무대는 마이애미였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구상 20개 항목을 제안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에 합의하면서 평화협정 체결 토대가 마련됐다. 그 후 번번이 합의가 무산됐던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을 안심시키고 독려한 것은 바로 이들이었다.

특히 쿠슈너는 평화 구상의 앞부분에 집중하면서, 하마스의 거부를 걱정하는 이스라엘에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 다음 이들은 하마스와 중재국간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이집트를 방문했는데, 쿠슈너의 이집트 도착 불과 몇시간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쿠슈너와 위트코프의 문제 접근 방식은 간단했다. 먼저 동의를 구하고, 세부 사항은 나중에 조율하는 것이었다. 인질 석방과 가자 지구 재건을 목표로 삼아 지난 몇 주 동안 마이애미, 그리고 미국 전역, 그리고 전 세계를 누볐던 두 사람의 거래 기술이 이번에도 통했다.

쿠슈너는 "이런 일(협상)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역사학자나 외교관이다. 우리는 거래 전문가로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완전히 다른 스포츠"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첫 임기 중 아브라함 협정을 주도하며 중동 주요 인사들과 관계를 구축했고, 이번 협상에서도 그 인맥을 적극 활용했다.

쿠슈너는 무급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활동 중이며, 정부 직원에게 적용되는 법률이나 공개 의무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중동 지역에서 폭넓은 사업을 벌이며 외교적 관계를 구축해 온 만큼, 이해충돌 우려도 제기된다. 그의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메릴랜드주)은 "쿠슈너는 이 문제를 부동산 거래처럼 접근하는 것을 멈추고 정치와 인권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쿠슈너는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인물로, 이들 국가의 핵심 파트너들과 깊은 신뢰 관계를 맺고 있다"며 "어느 행정부도 시도하지 못한 20개 항목의 평화안을 이끌어낸 것을 문제 삼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진영에서도 쿠슈너의 공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를 지낸 토머스 나이즈는 "그는 아브라함 협정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했고, 네타냐후를 관리하는 법을 알고 있으며, 아랍 국가를 모두 잘 이해한다"며 "정치적 입장을 떠나 그의 공은 인정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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