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주택시장 ‘가을 반등’ 기대 빗나갔다

매물은 쏟아졌지만 매수세는 얼어붙어, 집값은 지역별로 차이

킹 카운티 조금 올랐지만 스노호미시 3%이상 하락하기도  


시애틀 지역 부동산시장이 올 가을에도 활기를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통적으로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면 매수세가 되살아나지만, 올해는 금리 불안과 경기 침체 우려가 맞물리며 기대와 달리 조용한 9월을 보냈다.

서북미 종합부동산정보업체인 NWMLS에 따르면 지난 9월 킹카운티에서 신규 단독주택 매물이 2,788건 등록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증가한 수치로, 2021년 이후 9월 기준 가장 많은 물량이다. 시애틀 부시윅 부동산의 롭 맥가티 대표는 “매우 분주한 9월을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을철에는 보통 수요가 늘지만, 지난달 중순 모기지 금리가 반락세를 멈추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와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 소식까지 겹치며 매수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시장에 매물이 늘었지만 수요가 따라주지 않아 매도자들이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실제 거래에 나선 일부 매수자들은 협상 주도권을 잡았다. 

윈더미어 소속 헤더 매독스 에이전트는 “최근 고객들이 가격 인하와 마감 비용, 금리 인하 옵션까지 과감히 요구한다”며 “오랜만에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른 에이전트 사이에서는 “매물마다 최소 5만 달러 협상 여지가 붙어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가격 흐름은 지역별로 엇갈렸다. 킹카운티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95만7,000달러로 1년 전보다 1% 미만 올랐다. 시애틀은 97만5,000달러로 4% 가까이 상승했지만, 스노호미시 카운티는 3.2% 하락해 75만 달러, 피어스카운티는 1.3% 올라 57만3,940달러를 기록했다. 킷샙카운티는 7.5% 급등해 58만9,975달러였다.

매물 소화 기간도 길어졌다. 킹카운티 단독주택은 현재 물량을 다 팔려면 약 12주가 소요된다. 이는 여전히 전국 평균보다는 빠르지만 7년 만에 가장 긴 기간이다. 

콘도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신규 매물이 급증한 가운데 소진에 19주가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킹카운티 콘도 중간 가격은 52만7,500달러로 지난해보다 6% 하락했고, 스노호미시카운티는 9% 떨어져 48만2,500달러였다.

콘도는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높은 관리비와 보험료가 발목을 잡고 있다. 매수자들이 부담을 피하면서 판매자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8월 시애틀 지역에서 콘도 판매자는 매수자보다 77% 더 많았다. 맥가티 대표는 “관리비가 지나치게 비싼 콘도는 매수자들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상 10월 이후로는 신규 매물이 줄어들며 겨울 비수기에 접어든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오히려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적기”라며 “연말까지 주택 구입을 미루는 것보다 현 시점에서 가격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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