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정신 아냐" 따지자…공화 하원의장 "민주당에도 많잖아"

매들린 딘 민주 하원의원, 콴티코 軍연설에 "너무 위험…적들이 비웃어"
존슨 하원의장 "나는 통제 못해"…딘 "민주 지도부 희화화 AI 영상도 규탄해야"

 

미국 민주당 의원이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에게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언행을 들어 "제정신이 아니고, 아픈 사람"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전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특히 공화당 하원의장이 이런 비판을 정면으로 부인하지 않은 점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2일(현지시간)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이 전례없는 군 장성 소집 연설을 진행한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다(unwell)"고 지적한 매들린 딘(민주·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의 주장을 반박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MSNBC 카메라에 잡힌 문제의 대화 장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연방의사당 본회의장 밖에서 딘 하원의원이 존슨 하원의장에게 다가가 잠시 언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딘 의원은 "대통령은 제정신이 아니고(unhinged) 아픈 사람(unwell)"라고 말했고, 이에 존슨 하원의장은 "당신네 쪽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다. 나는 통제할 수 없다"고만 응수했다.

딘 의원은 "맙소사, 제발"이라며 "오늘 아침 장군들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연설을 봤는가"라고 따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기지에서 전세계 군 장성 800여명을 모두 불러모아 정치적 반대세력을 겨냥해 군대가 "우리 내부의 적"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등 군 통수권자로서는 매우 이례적이고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존슨 하원의장이 "보지 못했다"고 하자, 딘 의원은 "너무 위험하다. 동맹국들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적들은 비웃고 있다. 우리 대통령은 건강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딘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를 희화화하는 내용의 인공지능(AI) 생성 가짜 영상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일에 대응하지 않았다고도 따졌다.

문제의 영상은 멕시코 전통 음악 '마리아치'가 깔린 가운데,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멕시코 전통 모자 솜브레로와 콧수염을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영상 속 슈머 원내대표는 조작된 목소리로 "불법 이민자들에게 무상을 제공하자", "이제 아무도 민주당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딘 의원의 추궁에 존슨 의장은 "내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소극적인 유감을 표했고, 딘 의원은 "그것은 수치스럽고 인종차별적이다. 규탄해야 한다. 우리는 당신의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즉각 반박했다.

존슨 의장은 이에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며 "나도 지금 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한다"라고 말했다.

이 모습은 CNN, MSNBC 등 방송사들에 포착돼 공개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존슨 의장은 CNN에 "나는 하원의장이므로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고, 의원들의 불만과 우려를 항상 듣는다"며 "딘 의원에게도 그렇게 했고, 그를 존중한다. 다만 정책 문제에서는 모든 면에서 의견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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