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열심히 하고 있어…힘 합쳐서 수사하겠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긴급 체포를 시도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체포 의지가 있나"라고 묻자 "상황이 되면 긴급체포 또는 체포 영장에 의한 체포를 시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공수처를 향해 윤 대통령 체포 의지가 있는지를 반복해서 질문했다. 오 처장은 "수사 열심히 하고 있고 체포와 관련해서도 검토하겠다"고 여러 차례 답변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을 체포해 의지를 보일 생각인가"라고 묻자 오 처장은 "저희 힘이 모자라면 관련 수사기관과 힘을 합쳐서 그런 부분도 수사해 내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충분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수사 절차가 있고 관련된 업무들이 있기 때문에 수행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날 검찰이 청구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경찰과 공수처도 수사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한 것을 두고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인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 처장은 윤 대통령 체포를 시도하겠다고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 수사 주도권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 처장은 지난 9일 국회 법사위에서 윤 대통령을 가리켜 "내란죄 수괴와 내란죄 종사자에 대해선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열심히 수사하려는 의지를 공수처 수사관들이 모두 가지고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대통령실 경내에 대한 압수수색은 사상 처음이다. 특수단은 현재 대통령실을 비롯해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 국회경비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한편 공수처가 검찰 영장 기각에 대비한다며 청구한 김 전 장관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김미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피의자가 동일한 범죄 사실로 구속됐으므로 청구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공수처가 청구한 김 전 장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