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경합주 위스콘신서 첫 유세…트럼프 맹공

여론조사서 근소 우위…민주 지도부도 지지 선언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직을 굳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첫 선거 유세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후퇴시키려 한다"라며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미 후보 지명에 필요한 민주당 대의원 과반을 확보한 해리스 부통령은 신중한 입장이었던 민주당 원내 지도부의 공개 지지를 받고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는 등 대선 가도에 탄력이 붙은 모양새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州) 밀워키 교외 웨스트 앨리스 유세에서 "트럼프는 미국을 후퇴시키려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검사 출신임을 언급한 뒤 "나는 여성을 학대하는 성 착취자, 소비자를 등쳐먹는 사기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깨는 사람들 등 모든 유형의 범인을 봤다"라며 "나는 트럼프 같은 스타일을 잘 안다"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집인 '프로젝트 2025'가 구시대적이고 후진적이라고 묘사하며 "우리는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태권 금지 공약을 겨냥해 "우리는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정부가 그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을 것을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군중에게 "자유와 연민, 법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혼돈과 공포, 증오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라고 반문하며 투표로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독려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이 유세에 나선 위스콘신은 지난 15~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곳이다.

위스콘신은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등과 함께 '러스트 벨트' 경합주로 꼽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후보 지명 요건보다 많은 대의원들로부터 지지를 확보했다. WP는 약 4000명의 대의원 중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기로 한 대의원이 현재까지 310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1976명의 대의원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를 이미 훌쩍 넘긴 것이다.

그동안 신중한 모습을 보이던 민주당 원내 지도부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퇴임 이후 민주당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근소하게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날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4%로, 트럼프 전 대통령(42%)을 2%포인트(p) 앞섰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현재까지 1억 달러(약 1386억 원)의 선거 자금을 모금하는 등 대선 가도가 순풍을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