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효과'에 9월 생산 반등·투자 급증…소비는 두 달째 감소

반도체 생산 19.6%↑·설비투자 12.7%↑…산업활동 반도체가 견인

소비쿠폰 효과에도 소매판매 0.1%↓…내수 회복세 주춤


반도체 호황이 9월 우리 경제의 생산과 투자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반도체 산업의 활황으로 제조설비 투자가 급증했고, 건설투자도 확대됐다. 특히 그간 생산 확대를 제한하던 건설기성은 20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고, 설비투자 역시 7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도 소비는 두 달 연속 감소하며 내수 회복에는 제약이 나타났다.


최근 관세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향후 기업 심리가 개선되고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31일 발표한 '2025년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전(全)산업 생산지수(농림어업 제외)는 115.5(2020년=100)로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 광공업(-1.2%)과 공공행정(-1.2%) 생산은 줄었지만, 서비스업(1.8%)과 건설업(11.4%)이 늘면서 전체 생산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지난 2023년 3월(26.5%)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하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산업생산은 6~7월 증가한 뒤 8월 0.3% 감소했으나, 지난달 다시 반등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전월 대비 12.7% 증가해 2025년 2월(21.3%)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기계류 투자가 9.9%, 운송장비 투자가 19.5% 늘었으며 특히 반도체 제조용 기계가 28.0% 증가해 전체 기계류 증가를 주도했다.


반도체 효과에 건설기성도 회복됐다. SK·삼성을 비롯한 반도체 업종의 호황으로 건설 현장 실적이 늘어나면서 건축·토목 부문도 함께 증가했다. 또한 주거용 건축도 8.1% 늘며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반도체는 좋은 사이클을 보이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건설기성도 설비투자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쪽에서 공장 착공이 재개되고, 속도를 높이는 부분들이 이번 통계에 일부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9월 건설기성(불변)은 전월 대비 11.4% 증가해 2024년 1월(21.8%) 이후 20개월 만에 최대폭을 보였다. 건축(14.8%)과 토목(2.9%) 모두 증가했고, 비주거용 건축(26.6%)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사 현장 실적이 늘었다.


다만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19.6%) 등에서는 생산이 늘었지만, 자동차(-18.3%), 기계장비(-6.9%) 등이 부진하면서 1.2%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은 2020년 5월(-23.1%) 이후 5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8월 생산이 급증했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데이터처는 분석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자동차 생산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던 기저효과의 영향이 있다"며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내수와 수출 모두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1.8% 증가해 2023년 2월(1.8%)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도소매(5.8%), 금융·보험(2.3%) 등이 늘었고, 예술·스포츠·여가(-8.4%) 등 일부 업종은 줄었다.


'코스피 4000' 효과도 서비스업 생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오르면서 매수/매도 시 나오는 수수료 등이 생산 쪽에 잡히기 때문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활황은 향후 소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전망이다. 그는 "단지 금융업 생산뿐만 아니라 소매판매 등 전반적인 서비스 소비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8월(-2.4%)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이다. 의복·신발 등 준내구재(-5.7%) 판매가 줄고,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0.1%)도 감소했다. 반면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는 3.9% 늘었다.


이 심의관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과 통신기기 신제품 출시, 주식 거래 대금 증가 등으로 도소매·금융보험업 생산이 늘었다"며 "승용차와 의복 등에서 기저효과가 있었고, 내구재는 신제품 출시 영향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2포인트(p) 상승했다. 향후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2.1로 0.1p 올랐다.


한편, 기재부 관계자는 "관세협상 지연이 기업 심리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설비투자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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