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기다리다 3096명 숨져"…대기자 느는데 기증자 줄었다

뇌사 기증자 2020년 478명에서 2024년 397명으로 줄어
남인순 "생명나눔문화 확산·순환정지 후 기증(DCD) 도입 시급"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환자 수가 지난해 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뇌사 기증자는 400명 아래로 줄어드는 등 장기기증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 환자 수 추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는 30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2191명 대비 41.3% 증가한 수치다.

장기별로는 신장 1676명, 간장 1117명, 췌장 72명, 심장 142명, 폐 88명으로, 대기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뇌사 기증자 감소로 인해 실제 이식 건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복지부에 따르면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는 2020년 2191명, 2022년 2919명, 2023년 2909명, 2024년 3096명으로 증가 추세이며, 같은 기간 뇌사 기증자 수는 478명, 405명, 483명, 397명으로 감소 추세다.

장기이식 대기자 수도 2020년 3만 5852명에서 2022년 4만 1706명, 2023명 4만 3421명, 2024년 4만 5567명으로 늘었고, 올해 6월 현재 4만 6416명으로 집계됐다.

평균 대기기간도 신장은 2222일에서 2888일, 간장은 132일에서 204일, 췌장은 1391일에서 2604일로 각각 늘었다. 다만 심장은 316일에서 198일, 폐는 238일에서 202일로 감소했다.

장기이식 실적은 2020년 5883건에서 2024년 5030건으로 줄었다. 신장은 2282건에서 1704건, 간장은 1546건에서 1262건, 췌장은 32건에서 12건으로 감소했다. 심장은 173건에서 194건, 폐는 150건에서 185건으로 늘었지만, 전년(심장 245건, 폐 202건)보다는 모두 줄었다.

남 의원은 의료기관의 뇌사추정자 신고 수는 늘었지만, 가족의 기증 동의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조직기증원 자료에 따르면 '뇌사추정자 신고 수'는 의료질평가 시범지표로 도입된 2023년 이후 2163건에서 2921건, 2024년 2986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법적 가족의 기증 동의율은 2022년 31.8%, 2023년 31.4%, 2024년 31.2%로 정체됐고, 올해 8월 기준 27.5%까지 낮아졌다.

남 의원은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0만 명당 뇌사기증율은 미국 28.4명, 스페인 26.22명, 스웨덴 17.1명, 독일 11.44명, 영국 10.28명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7.75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대중매체를 활용한 생명나눔문화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행법상 살아있는 자·뇌사자·사망자의 기증이 모두 가능하지만, 사실상 뇌사자 중심의 기증 절차만 규정돼 있어 뇌사 장기기증만 진행하고 있다"며 "연명의료결정법과 연계한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DCD) 제도를 도입하고, 기증자의 의무기록 사본을 장기구득기관이 신속히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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