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시에 공무원 월급 역대급 인상…엑소더스 잡히나

낮은 보수에 떠나는 공무원 늘어…2년 연속 임금 3%대 인상
李대통령도 "최저임금 수준이냐" 물어…임금 인상 계속될 듯

열악한 처우로 인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공직사회 이탈이 잦은 가운데, 정부가 내년 공무원 임금을 9년 만의 최대폭인 3.5%를 인상한 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7일 정부에 따르면 내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 '2026년도 예산안'을 의결하며 이같이 결정됐다.

2년 연속 3%대 인상이면서 2017년 이후 최대폭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인 2.9%보다 높은 수준이다.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3.5%를 기록한 이후 2018년 2.6%, 2019년 1.5%, 2020년 2.8%로 오르내리다 2021년 0.9%까지 하락했다. 이후 1.4%, 1.7%, 2.5%, 3%로 매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올리는 것에는 공무원 지원자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기보다, 처우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직을 이탈하려는 공무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24년 공직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공무원 이직 의향은 5점 만점에 3.48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이유로는 66%가 '낮은 보수'를 지목했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2023년 공무원 임용 기간이 5년이 되지 않은 퇴직자는 1만 3566명으로, 지난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임용 기간 10년 이내 퇴직자도 2019년 7817명에서 2023년 1만 7179명으로 증가했다.

실제 공무원의 민간 대비 보수 수준도 80%대에 머물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0년 90.5%였던 민간 대비 공무원 보수 비율은 지난해 83.9%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83.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기준 9급 공무원 초임 기본급은 200만 900원으로, 최저임금(209만 6270원)에 미치지 못한다. 각종 수당을 합치면 약 269만 원까지 오르지만, 수년 간 공부한 시간과 비용 등 노력에 비하면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공무원 인기도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7·9급 일반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0~34세 청년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12만9000명이었다. 지난해 대비 3만 명 줄었고, 2021년 31만 3000명과 비교하면 반토막 이상 난 셈이다.

낮은 보수에 '악성 민원' '수직적인 조직문화' '낮은 성취감' 등 조직 내외부 요인에 의한 불만이 합쳐지면서 공직에 머무르는 사람도, 지원자도 줄어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최근 어렵게 공직 시험에 합격하고 퇴직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보수가 적어서 그런 거냐. 거의 최저임금 수준이라는데 진짜 그렇냐"고 물으며 개선을 지시한 바 있다.

공무원노조 측에서는 내년 보수 인상률이 공무원보수위원회가 정부에 권고한 2.7~2.9%보다 높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여전히 민간 대비 임금 수준이 낮고, 5년 차 이후 중저연차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 효과가 작다는 점에서 정부의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저연차 및 하위직 공무원 보수 추가 인상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올해도 9급 초임의 경우 기본 인상률 3%에 더해 3.6%를 추가 인상한 바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9급 초임 보수를 월 300만 원(수당 포함)으로 올리기로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재정 여건상 어려움이 많지만, 저연차, 하위직 공무원을 중심으로 보수 현실화를 해나갈 방침"이라며 "휴가, 복지 등 처우 이외의 조건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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