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스캠단지 단속 풍선효과…인근 범죄단지 '인력 풍년'

"中 사장 제재 없으면 '보여주기식' 단속" 지적도

 

최근 미얀마 군부가 시행한 스캠 센터(온라인 사기 범죄 단지) 단속을 피해 달아난 노동자들이 인근의 다른 스캠 센터에 앞다퉈 몰리면서 '채용 붐'이 일어났다고 AFP통신이 스캠 조직 내부자와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미얀마 군부가 국경 최대의 스캠 센터로 꼽히는 'KK파크'에 대대적 단속을 벌이자, KK파크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종사하던 스캠 근로자 수천 명이 이웃한 태국으로 도망치고 있다.

그러나 AFP통신은 국경지대의 다른 스캠 센터에서 일하는 중국인 남성의 발언을 인용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고자 또 다른 스캠 센터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23일 KK파크를 떠난 수백 명이 월 최대 1400달러(약 200만 원)의 급여에 이끌려 KK파크에서 3㎞ 떨어진 자신의 일터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은 부도덕한 상사에게 선택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좋은 회사에 선택될 것이다. 모든 것은 당신의 운에 달려 있다"고 했다.

국제 조직범죄 퇴치 글로벌 이니셔티브의 선임 전문가 제이슨 타워는 많은 KK파크 사기범들이 단순히 다른 조직에 '재채용'됐다며 "일부 사람들은 이것을 직업으로 보고 사기 행위를 할 새로운 장소를 찾고 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AFP통신은 KK파크에서 일하는 약 2만 명 중 대다수가 중국인으로 추정된다며 태국으로 도주한 사람들은 전체의 10% 미만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일부 스캠 근로자가 강제로 붙잡혀 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이 다른 스캠 센터에 '이직'이 아니라 '인신매매'의 형태로 끌려갔을 가능성도 있다.

인근 범죄단지에서 일하는 한 중국인은 KK파크 단속사태 후 지역 무장단체들이 돈벌이에 혈안이 돼 실직한 사기범들을 최대 7만 달러(약 1억 원)를 받고 다른 조직에 "팔아넘겼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이들이 자발적 가담자인지, 인신매매 피해자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른 스캠 센터가 건재한 상황에서 미얀마 군부의 단속이 국제사회의 압력에 마지못한 '보여주기식' 조치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인신매매 피해자 지원을 위한 시민사회 네트워크의 제이 크리티야는 스캠 센터를 운영하는 중국인 사장들을 단속하지 않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크리티야는 "(그들은) 체포되어 기소되어야 하며, 모든 자산을 압수당해야 한다. 그게 진짜 단속"이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24일(현지시간) 미얀마 KK 파크 단지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짐을 들고 모에이 강을 건너 태국으로 피신하고 있다. 2025.10.24.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24일(현지시간) 미얀마 KK 파크 단지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이 짐을 들고 모에이 강을 건너 태국으로 피신하고 있다. 2025.10.24.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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