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지부터 제거까지, '킬체인'의 눈 담당…정찰 능력 향상
군, 내년부턴 초소형 위성 발사도 추진…대북 감시 주기 30분까지 단축
우리 군이 '킬체인의 눈'으로 운용할 다섯 기의 정찰위성 발사에 모두 성공했다. 지상에 있는 30㎝의 물체까지 정확하게 식별하는 정찰위성은 앞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거점과 배치 및 이동 등 북한군 주요 동향을 2시간에 한 번씩 들여다보게 된다.
군은 앞으로 20여 기의 소형 위성, 40여 기의 초소형 위성도 발사해 대북 감시 주기를 30분으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425 사업으로 개발된 마지막 정찰위성인 5호기는 2일 오후 2시 9분(현지시간 2일 오전 1시 9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미국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 발사 14분 만인 2시 23분쯤에 발사체와 성공적으로 분리돼 목표 궤도에 정상 진입한 5호기는 오후 3시 9분쯤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으며, 곧 전력화를 위한 운용 시험 평가에 들어가게 된다.
5호기 발사 성공으로 우리 군의 독자적인 감시·정찰 능력 강화를 위한 위성 획득 사업인 '425 사업'도 큰 틀에서 마무리됐다. 1조 3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425 사업은 4기의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의 영어 발음 '사'와 1기의 전자광학(EO)·적외선(IR) 위성의 발음 '이오'를 합친 이름으로, 2013년 사업 추진이 결정된 후 마지막 위성인 5호기를 발사하기까지 약 12년이 걸린 대형 프로젝트다.
5기의 위성 중 2023년 발사된 1호기가 EO·IR 위성이며, 2024~2025년에 발사된 2~5호기는 SAR 위성이다. EO·IR 위성은 태양과 위성궤도가 항상 동일한 각도를 유지해 태양광 확보가 쉬워 전 지구적 영상 획득에 유리하다.
특히 전자광학 촬영의 경우 가시광선을 활용해 지상 영상을 직접 찍기 때문에 영상 가독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야간 등 시간과 기상 조건에 따라 촬영에 제약을 받기 때문에 온도에 따라 물체를 구분, 가시화하는 적외선 촬영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SAR 위성은 위성에서 지구로 전파를 발사해 돌아오는 신호를 활용해 영상을 생성하기 때문에 시간과 기상으로 인한 제약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적도와 위성궤도가 일정한 각도를 유지해 제한된 지역에서의 잦은 촬영에 유리하며, 가로·세로 30㎝ 크기를 한 점으로 인식하는 높은 해상도로 인물 식별, 차량 특정 등 정밀한 감시가 가능하다.
정찰위성이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킬체인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를 사용하려 할 경우 사전에 이를 탐지, 제거하는 군사 작전을 가리킨다. 정찰위성의 능력이 고도화할수록 탐지부터 제거까지 걸리는 시간이 최소화된다.
5기의 정찰위성이 모두 전력화되면, 북한의 핵 개발 기지 및 탄도미사일 배치·이동 동향 등을 우리 군 자력으로 보다 면밀하게 감시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주요 동선을 파악해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특정한 시설의 용도를 새로 파악하거나, 김 총비서의 이동 상황도 실시간에 가깝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북 정찰 분야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인데, 이를 개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 군은 위성 5호기를 상호보완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의 전력화를 추진 중이다. 1~3호기는 전력화 작업이 마무리됐으며, 4호기는 운용 시험 평가를 마치고 전력화 여부를 판정 중이다. 이들 위성이 모두 전력화되면 군집 운용을 통해 북한의 도발 징후를 2시간 단위로 감시·정찰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군은 425사업과는 별도로 소형 위성 20여 기, 초소형 위성 40여 기를 개발·발사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들 위성엔 한국이 자체 개발한 고체 연료 우주발사체를 사용해 발사 전 과정에 대한 우리 기술의 적용 수준도 높일 예정이다.
기존 중대형 위성보다 빠른 속도로 영상을 관측하는 초소형 위성은 해상도 등은 다소 떨어지지만, 신속한 영상 제공이 가능해 유사시 특정 사안에 대한 신속한 추적 및 빅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초소형 위성까지 배치가 완료되면 30분 단위의 대북 감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로써 우리 군은 정상 운용 중인 1~4호기와 함께 한반도 전역을 감시 정찰할 수 있는 독자적 능력을 구축하게 됐다"라며 "이에 안주하지 않고 초소형 위성 체계 적기 추진, 우주작전 수행 능력 확보를 위한 발사장, 발사체 확보를 통해 자주국방의 토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