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 회동 무산 기류…트럼프 "언젠가 북한 문제 관여할 것"

이틀 전만 해도 "북한 갈 수 있다"…韓 도착해선 "中과 무역 협상에 집중"
北 공식 반응은 아직…29일 저녁이 '데드라인'

 

금명간 열릴 가능성이 제기됐던 북미 정상의 회동이 무산되는 분위기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9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에어포스 원'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젠가 북한 문제에 관여하겠다. 우리는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중국에도 집중하고 싶다. 이제 우리의 초점은 내일 중국을 만나는 것(미중 정상회담)"이라며 "하지만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북한과 만나겠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지난 24일부터 제기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의 '깜짝 회동'에 북한이 반응하지 않고 미사일 발사로 긴장감을 높인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APEC 일정을 소화하면서는 북한 문제에 더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는 이날까지도 그의 회동 제안에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전날 서해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히고 "핵무력을 실용화하는 데 중요한 성과들이 이룩됐다"라며 도발성 메시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사실상의 거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비공개 소통을 통해 회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현재 북미 간 유의미한 소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이날 오전이 북미 회동의 성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사실상의 '데드라인'으로 꼽혔다. 지난 2019년 6월 30일에 열린 판문점 긴급 회동 때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 후 약 32시간 만에 북한이 응답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날 오전까지 북한의 결심이 서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출국하는 30일에도 회동 성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까지 북한은 어떤 방식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 체류 일정을 늘릴 수도 있다는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봤을 때 이날 오후까지 북한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상황이 바뀔 여지도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모두 현시점에선 미중 정상회담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는 북한이 시진핑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에서 '외교적 승리'를 하는 그림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북미 정상 회동으로 전 세계의 주목이 북한으로 쏠리는 것을 피하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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