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떼 바글바글한 日도쿄…신주쿠 걷던 관광객 발 물려 피투성이

코로나 이후 쓰레기 늘자 개체 수 급증…10년간 피해 상담 2배

 

지난 9일 새벽 도쿄 신주쿠 거리를 걷던 한 관광객이 돌연 비명을 지르며 멈춰 섰다. 갑자기 발등에 느껴진 날카로운 고통 때문이었다.

그의 발등을 깨문 건 다름 아닌 쥐였다. 발등은 순식간에 피로 흥건해졌다.

두바이 출신인 이 관광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도쿄가 깨끗하다고 말할 수 없다. 도쿄 갱스터(쥐)가 내 하루를 망쳤다"며 피로 얼룩진 발과 길거리를 배회하는 쥐들의 영상을 공개했다.

도쿄에 쥐가 들끓게 된 원인으로는 음식점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나 따고 남은 과일 등이 지목된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이후 음식점 영업이 정상화되면서 도쿄 23구 내 번화가를 중심으로 쥐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쿄도 페스트컨트롤협회는 쥐 관련 피해 상담 건수가 2013년 1860건에서 2023년 3629건으로 10년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도쿄대와 대형 소독업체 이카리가 지난해 5월 공동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시부야 번화가에서 4시간 만에 쥐 30마리가 포획됐다.

도심의 쥐는 시민 안전과 공중 보건을 위협한다. 쥐는 신증후군출혈열과 렙토스피라증과 같은 치명률이 높은 감염병의 주요 매개체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도쿄 지요다구에서는 쥐의 배설물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살모넬라균 식중독 사례가 확인됐고, 집에서 서식하던 쥐에게 고령자가 몸을 물리는 사건도 발생했다.

경제 피해도 막심하다. 쥐가 건물 배전반에 들어가 전기 배선을 갉아 정전을 일으키거나 화재를 유발하는 사례도 있었다. 일본 유명 쇠고기덮밥 체인점에서는 된장국에서 쥐 사체가 발견되고, 배달 음식 봉투에서 살아있는 쥐가 발견되는 등 충격적인 사건도 연이어 터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도쿄 각 지자체는 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쥐 민원이 급증한 지요다구는 약 1600만 엔(1억5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해 대대적인 실태 조사와 방제 작업에 나섰다. 쥐의 먹이가 되는 쓰레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모든 쓰레기를 뚜껑이 있는 용기에 담아 배출하도록 의무화하는 조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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