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비트코인, 또 신고가…"통화 가치 불안에 대체 자산 몰려"

금, 4000달러 코앞…비트코인, 12만6000달러 돌파
美 금리 인하·셧다운 장기화…日·유럽서도 재정 우려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의 재정 우려가 커지면서 통화 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비트코인 같은 대체 자산에 투자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가 심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미국·일본·유럽 등 경제 대국이 늘어만 가는 부채 관리에 어려움을 겪자 귀금속과 암호화폐가 주요 통화 대비 안전하다 보고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금값은 연일 고공 행진하며 4000달러를 코앞에 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그리니치 표준시(GMT) 기준 7일 오전 6시 26분 온스당 3962.63달러를 나타냈다. 한때 사상 최고치인 3977.19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3985.30달러까지 올라섰다.

비트코인도 6일 12만6000달러(약 1억7700만원)를 돌파하며 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제프리 켄드릭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올해 비트코인이 '미국 정부 리스크'와 함께 가고 있다며 연방정부 셧다웃(일시적 업무정지) 기간 13만5000달러 도달을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글로벌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확대 속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미 연방정부 셧다웃 장기화가 맞물린 것이 금과 비트코인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안다의 켈빈 웡 수석 시장 분석가는 "10월과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80%를 웃도는 데다 미국 의회와 정부 간 셧다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선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지지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4일 차기 총리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에 당선되자 엔화 가치가 급락세다. 유럽은 프랑스에서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가 취임 한 달도 못버티고 6일 전격 사임해 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정국 혼란에 추가로 기름을 부었다.

비트코인 상승흐름 이미지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비트코인 상승흐름 이미지 

 

페프스톤그룹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책임자는 "각국의 정치적 상황이 화폐 가치 하락에 대한 해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과 비트코인을 매수할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불안감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가치 저장(자산 가치 보호) 수단으로서 대체 자산에 점점 더 눈을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최대 헤지펀드 시타델을 이끄는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는 금을 미국 달러화보다 안전자산으로 보고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리핀 CEO는 6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탈달러를 모색하거나 미국의 국가신용 리스크에 대비해 포트폴리오 위험을 낮추려 들면서 달러 이외 자산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경기 침체기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부양책을 시행하고 나서 시장을 활성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 미국 경제는 확실히 약간의 과당(sugar high·설탕 과잉 섭취에 따른 일시적 흥분)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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