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와 이혼 소송으로 계좌 동결됐다"며 13억 넘게 챙겨
피해자 "남편과 이혼한 것은 후회 안해"…피트 "끔찍한 일"

할리우드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를 사칭한 사기꾼들에 속아 전재산을 잃은 프랑스 여성이 자신의 사연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래드바이블에 따르면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프랑스 출신의 앤 드뇌샤텔(53)은 지난 2023년 2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피트의 어머니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으로부터 "우리 아들은 당신같은 여성이 필요하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다음 날에는 브래드 본인이 "우리 어머니가 당신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처음에 그를 의심했던 앤은 증명사진을 요구했고 사기꾼들은 인공지능(AI)으로 합성한 피트 사진을 보냈다. 이들은 그 이후 매일 애정을 표현하는 시와 피트의 사진, 영상 등을 보냈고, 앤은 평소에도 사이가 좋지 않던 남편과 결국 이혼했다.

사기꾼들은 이후 앤에게 청혼했다. 그러면서 명품 선물을 보냈으나 자신은 전처인 앤젤리나 졸리와의 이혼 소송으로 계좌가 동결된 상태니, 관세 비용으로 9000유로(약 1500만 원)를 대신 지불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 후 앤은 피트가 병원에서 신장암 치료를 받고 있다며 돈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튀르키예의 한 계좌로 6만 유로(약 9900만 원)를 송금했다. 앤은 의심이 들었지만 피트의 '의사'로부터 피트가 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는 이메일과 수술실에 누워 있는 피트의 사진을 보자 안심이 됐다.

피트가 27살 연하 보석상인 이네스 데 라몬과 연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기꾼들은 이를 부인하고 피트가 익명의 "아주 특별한 사람"과 연애 중이라는 가짜 뉴스 기사를 보내주기도 했다.

앤은 수개월에 걸쳐 사기꾼들에게 총 83만 유로(약 13억 6000만 원)를 보내 전 재산을 잃고 친구의 집으로 이사를 가야 했다.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여러 차례 목숨을 끊으려 했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사기꾼들은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하는 범죄 조직 구성원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이 알려지고 8개월이 지나 앤은 자신의 사건을 다룬 "나는 먹잇감이 되지 않겠다"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앤은 사기꾼들과 하루에도 여러 번 문자를 주고받았으며, 그들이 "내 여왕님, 당신은 내가 가진 전부다. 당신을 너무나도 사랑한다"와 같은 낭만적인 문자를 보냈다고 적었다.

앤은 또 전 남편과 이혼한 것만큼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이 사건을 접하게 된 브래드 피트 측은 "사기꾼들이 팬과 유명인 사이의 강한 유대감을 악용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