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높은 실내 온도, 전기매트 사용 주의"

"피부장벽 무너지지 않게 보호·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

찬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에 얼굴과 팔, 다리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각질이 생기는 경험, 다들 한 번쯤은 있을 법 하다. 특히 메마른 피부 위에 화장을 매일 하는 이들은 각질로 화장이 떠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도 적지 않다.

이처럼 피부 건조증은 건조함으로 인해 겨울철에 흔히 발생하는 피부 질환으로 심할 경우 피부가 갈라지고 홍반 등이 생기는 피부염인 건성 습진으로도 이어진다.

참고로 습진은 '피부가 습해' 생기는 질환이 아니며 증상 초기에 가려움과 홍반, 부기 등을 보이는 모든 피부 질환을 말한다.

오범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부 건조증이 악화하면 건성 습진이 된다"며 피부 건조증을 예방하고 상태가 나빠지지 않으려면 '피부장벽'을 무너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피부는 수분, 각질층의 지질, 피지 등이 균형 있게 유지되는데 이 장벽이 손상될 경우 피부 건조증 등 피부염이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피부 건조증은 연령과 상관이 있다. 노화가 시작되면 피지 생산이 잘되지 않고, 탄력이 떨어지는 등 피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도한 실내 난방 등으로 젊은 연령층에서도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오 교수는 "나이가 들거나, 피부 장벽을 손상하는 어떤 환경에 노출될 경우 피지 분비도 원활하지 못하고 각질층이 가지고 있는 보습력이 떨어진다. 즉 물도 기름도 줄어드는 것"이라며 "주로 피지 분비가 적은 팔, 다리, 복부와 허벅지 등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피부 장벽을 무너지게 하는 대표적인 환경이 바로 겨울철 후끈한 실내다. 특히 실내와 밖의 온도가 커 피부 자극이 커지는 데다, 히터를 높은 온도로 유지할 경우 실내 습도 또한 떨어져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오 교수는 "무엇보다 전기 매트나 히터 등 난방을 많이 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뜨끈뜨끈한 실내가 피부에 제일 안 좋다"며 "적절한 실내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이들에게 통용되는 온도와 습도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적당한 실내온도는 18~20도, 피부 보습을 위한 실내 습도는 45~60% 수준으로 알려졌다.

몇몇은 커피를 마시거나, 샤워를 여러 번 하는 것이 건조증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오 교수는 "피부 건조가 커피 탓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커피를 마시면) 이뇨 작용이 활발할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피부 장벽 손상"이라고 했다. 또 "당연히 샤워를 너무 많이 하는 것은 수분을 빼앗으니 피부에 안 좋을 수 있지만 일부러 씻지 않을 필요도 없다. 샤워는 하루 한 번 정도 하는 게 좋고, 때를 밀거나 하는 등 자극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샤워 후 바로 로션 등 보습제를 발라 장벽 손상이 이뤄지지 않게 하는 것이 도움 된다"고 조언했다.

의료계는 내과 질환이 있을 때도 피부 건조증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갑상선 질환이나 당뇨 등 호르몬 이상, 만성 신부전, 빈혈, 백혈병, 암 등이 있는 경우에도 가려움증과 함께 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에 내원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