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부 관료들 "실물경제 피해시작…모스크바 20만 실직"

중앙銀 총재·모스크바 시장 경기 비관론…푸틴과 대조적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와 수도 모스크바의 시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장밋빛 전망과 대조적으로 비관적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를 와홰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서방 제재의 결과를 막 체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모스크바 시장은 수도에서만 2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엘비라 나비울리나 총재는 이날 의회청문회에 참석해 서방의 제재가 초창기 금융시장에 주로 영향을 끼쳤지만 이제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러시아에서 만드는 "거의 모든 제품"은 수입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러시아 공장에 아직 재고가 남아 있지만 조만간 새로운 공급망을 모색하거나 부품을 자체 생산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나비울리나 총재는 예상했다.

그는 "당장은 (외환)보유고가 남아 있어 이러한 문제가 강하게 감지되지 않겠지만 거의 매일 제재 강화를 목격하고 있다"며 "경제가 보유고로 살아 남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라고 말했다. 나비울리나 총재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과 금 보유고 6000억달러 중에서 절반은 제재로 동결돼 접근할 수 없다.

나머지 절반은 대부분 금과 중국 위안화로 보유중으로 자국통화 루블의 안정화에 거의 사용될 수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따라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외화반출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자본통제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고 NYT는 전했다.

스탠다드대학 후버연구소의 마이클 번스타인 리서치 펠로우는 "자체 공급망을 형성하려면 막대한 돈과 시간이 든다"며 "러시아는 가장 중요한 천연가스와 원유 산업조차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은행의 재자본화와 자기자본비율을 절반으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중이며 이는 은행들이 지급불능, 파산 위기라는 신호라고 번스타인 펠로우는 해석했다.

같은 날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 역시 경제적 고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뱌난 모스크바 시장은 외국계 기업들이 잇따라 러시아에서 철수하며 생겨난 대량 실업자들을 위한 4000만달러 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시민 1300만명의 모스크바에서 20만명은 실직 위험에 놓였다고 그는 말했다.

러시아에서 고위급 정부 관료 2명이 부정적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러시아인들이 금융부담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푸틴 대통령의 장악력이나 전쟁 지지 의지를 약화하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러시아 경제가 당장은 붕괴를 모면했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추가 제재로 러시아의 경제 고통이 배가될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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