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로우 사태’미국 부동산시장 열기 식은건가?

“플리핑 사업 중단은 인력난에 시들해진 부동산 시장 탓”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 최대 부동산 거래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질로우가 구입주택 저가 매각ㆍ플리핑 사업 철회ㆍ직원 25% 해고를 결정하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식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질로우 사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열됐던 주택 시장이 이제 식어가는 데다, 인력난까지 겹친 결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롤러코스터를 탄 듯하게 요동쳤던 미국 부동산 시장의 현실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질로우는 인력난을 이유로 플리핑(flipping: 낡은 집을 구매해 리모델링 후 시세차익을 노리고 되파는 일)을 하기 위해 2018년부터 해왔던 주택 매입을 멈춘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플리핑 전체 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매입 대상 주택 검사, 리모델링 등 각 단계마다 필요한 인력이 팬데믹 이후 구하기 어려워진 것은 물론, 최근 주택 시장 열기도 시들해지면서 이윤 창출의 원동력인 집값 상승세도 꺾인 탓이다. 

실제 질로우의 올해 3분기 성적표는 처참할 정도다. 올 3분기에만 무려 4억2,0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직전 12개월 동안 벌어들인 수익과 맞먹는 규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동산과 기술이 합쳐진 ‘프롭테크’ 기업인 질로우는 팬데믹이후 빠른 성장을 구가해왔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생활 변화와 낮은 모기지 금리 등으로 주택 구매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이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린 덕분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쉴러지수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미국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6% 상승, 30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질로우 역시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70.5%나 증가했다.

하지만 3분기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주택 시장 냉각 조짐의 여파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입한 주택들을 더 비싼 가격에 팔아 이윤을 남기기 어려워진 것이다.

리치 바톤 질로 최고경영자(CEO)는 2일 성명에서 “주택 가격 상승 속도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고 ‘패인’을 설명했다. 9월 미국 단독주택의 중간 거래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3% 상승했으나, 5월(23.6%)보다는 대폭 하락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질로우의 주가도 떨어졌다. 코로나 이후 5배 가까이 급등하며 지난 2월 200달러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반 토막이하로 떨어졌다. 

2일 기준 질로우 주식은 주당 약 85.50달러에 거래됐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주택 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질로우와 유사한 방식의 사업을 하던 오픈도어, 오퍼패드 등도 주택 구입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며 반전된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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