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주택시장 거래감소, 매물증가로 '침체'확산

10월 1년 전보다 펜딩세일즈 10.8%, 거래건수 8.2%나 급감해

기업해고·정부 셧다운·경기불안 여파…콘도 시장은 ‘역대급 부진’


시애틀지역 주택시장이 10월에 한층 더 냉각됐던 것으로 분석됐다. 

가을철 특유의 한기와 어두운 날씨에 더해, 대규모 기업 해고와 정부 셧다운이 겹치며 소비 심리가 급속히 위축된 것이다. 여기에 매물은 늘고 거래는 줄면서 시장 전반에 ‘관망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6일 발표된 서북미종합부동산정보업체인 NWMLS에 따르면, 10월 킹카운티의 펜딩세일즈는 전년 동기 대비 10.8%, 거래건수는 8.2%나 감소했다. 

모기지 금리가 1년 만에 최저치인 6.17%까지 내려갔지만, 시장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애틀 부동산에이전트인 킴 콜라프리트는 “금리 인하가 너무 늦었고, 경기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매수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10월 1일부터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은 주택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급여가 중단된 공무원들이 집 구매를 포기하거나 대출 승인을 미루면서 거래 심리가 얼어붙었다. 

콜라프리트는 “급여를 받고 있는 공무원들조차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 구조조정 여파로 신뢰가 흔들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와 아마존 등 대형 기업의 감원도 시장을 위축시켰다. 스타벅스는 시애틀과 켄트 지역에서 약 1,000명을 감원했고, 아마존은 1만4,000명 중 시애틀·벨뷰에서만 2,200명을 해고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시애틀 주택시장은 거래보다 매물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 10월 신규 매물은 전년보다 7.8%, 전체 시장 매물은 33% 증가했다. 거래가 줄며 시장에 오래 머무는 주택이 늘어난 셈이다. 

그럼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킹카운티의 단독주택 중간가는 전년보다 3.9% 오른 99만7,000달러를 기록했다. 시애틀은 8% 상승해 약 105만 달러에 근접했고,  이스트사이드지역은 변동 없이 155만 달러를 유지했다. 

반면 스노호미시카운티는 4.9% 하락한 77만 달러, 피어스카운티는 1.7% 떨어진 57만 달러로 집계됐다. 킷샙카운티는 오히려 8.8% 상승해 60만 달러를 기록했다.

“거래는 느리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은 셀러 마켓”이라는 콜라프리트의 말처럼, 인기 있는 매물에서는 여전히 소규모 오퍼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최고가보다는 ‘빠른 계약’이 승패를 가른다. 한 매수자가 5만 달러 낮은 가격으로 제안했음에도, 인스펙션 면제를 약속해 거래가 성사된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가장 큰 타격은 콘도 시장에 몰렸다. 매물은 쏟아지고 구매자는 줄어 ‘역대급 침체’라는 평가다. 시애틀 캐피탈 힐 등에서는 1베드룸 콘도가 팔리지 않아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하다. 콜라프리트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콘도를 산 사람들은 거의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매도 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킹카운티의 콘도 중간가는 55만 달러로 전년 대비 2% 하락했다. 반면 스노호미시와 피어스카운티는 각각 3% 상승해 각각 52만5,000달러, 39만5,000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거래 위축과 매물 증가가 맞물리면서 시애틀 지역의 주택 회전율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매수세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몇 개월간은 정체된 시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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