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간 베트남 노동자들 무단 이탈 급증…소개업체들 막대한 손실"

출국 후 바로 이탈…불법체류하며 급여 많은 일자리 노려
소개업체들, 손실 비용 커져…베트남 이미지도 타격

 

한국으로 간 베트남 노동자들의 무단이탈이 늘면서 소개업체들을 비롯해 베트남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인 VN익스프레스는 한국의 외국인 선원취업(E10) 비자와 계절근로(E8) 비자 프로그램을 이용한 베트남 근로자의 도피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E10 비자로 한국 근해 어선에서 일하는 베트남 근로자는 약 1만 명이다. 이들은 4년 10개월씩 최대 두 번의 계약 기간 동안 한국에서 일할 수 있으며 월수입은 약 4000만 동(약 210만 원) 정도이다.

그러나 계약을 위반하고 불법으로 외부에서 일하는 비율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대부분은 2회 계약을 마치고도 귀국하지 않고 있다.

E8 비자로 한국에 계절 근로자를 파견하는 베트남의 16개 시범 지역 중 하나인 꽝찌성은 전국에서 도피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이 지역은 한국 진도군과 영주시 두 곳과 계약을 체결해 101명을 농업 계절 근로자로 파견했는데 이 중 영주시에 간 41명 중 36명이 도피했다. 88%가 계약을 위반하고 한국에 불법 체류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이 도피하는 이유는 합법적 일자리보다 불법체류자여도 공장, 식당, 건설 등에서 일하는 것이 급여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인이나 동향의 소개로 이 같은 일자리를 얻으며 일부 도피는 브로커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진다.

매체는 이처럼 노동자들의 도피가 급증하면서 현지 소개업체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16년간 한국으로 선원을 파견해 온 하이퐁 소재 리엔민 해운회사는 지난해 선원 한 명이 바다에 뛰어들어 육지로 도망치면서 병원비, 출장비, 행정당국 협의비, 항공권, 선박 정박 비용 등을 포함해 2억 2000만 동(약 1200만원)을 부담했다.

선원이 도주하면 조사를 위해 선박이 억류되는데 억류 기간이 길수록 손해가 커져 하루 7만 달러에 이를 때도 있다고 업자들은 말했다.

도망자가 발생한 선박과 회사가 현지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더 큰 손실이 발생한다. 최악의 경우 해당 선박은 그 나라에 입항 허가를 받지 못하게 되고 그게 아니더라도 업체가 고액의 경비를 들여 감시 인력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

이는 금전적인 손실뿐 아니라 회사와 베트남의 신용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현재 많은 선박이 베트남 선원을 더 이상 고용하려 하지 않으며 심지어 베트남 선주조차 인도 선원을 선호한다고 한다.

당국은 근로자의 도피를 막기 위해 보증금을 3600만~5000만동(200만~270만원)에서 2~3억(1300만~2000만원)동으로 높였지만 여전히 도피율이 높은 상황이다.

보증금이 아무리 높아져도 한국에서 불법으로 일하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 그대로기 때문이다. 꽝찌성에는 현재 이들의 보증금 13억 동(약 7100만원)이 4년째 묶여 있다.

꽝찌성 내무국은 도주를 억제하기 위해 자산 담보 제도나 형사처벌과 같은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높은 출국 비용도 노동자들이 계약을 위반하고 불법 체류로 전환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일부 계절노동자는 계약 기간이 8개월에 불과한데도 출국 전 6500만 동(약 360만 원)을 내야 한다.

해외노동관리국은 "계약을 파기하고 불법적으로 외부에서 일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한국으로의 노동자 파견이 막히는 병목 지점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출국 비용을 절감하고 해외 근로를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쯔엉 티 탄 호아 꽝찌성 내무국 부국장은 "노동자들이 도망치는 이유의 일부는 한국 기업들이 이런 불법체류 노동자를 실제로 고용하기 때문"이라며 베트남 내무부가 한국 측과 협의해 도망친 노동자뿐 아니라 그들을 고용한 사업주까지 처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에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들의 기본급은 월 1500~1800달러(200만~260만원)다. 이 중 EPS 프로그램 근로자 약 4만 2500명이 제조업, 농업, 어업, 건설업, 조선업 등에서 일하고 고숙련 기술직 근로자 1만 3000명, 어선원 1만명, 그리고 계절별 농어업 근로자 7000명 이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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