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쿠오모 뽑아라" 트럼프,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 저지 총력

맘다니 당선 시 뉴욕시 연방예산 삭감 경고도
공화당 후보 슬리와 대신 민주당 출신 무소속 쿠오모 지원

 

4일(현지시간) 치러질 미국 뉴욕시장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앙숙이었던 앤드루 쿠오모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서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를 "공산주의자"라고 표현하며 "그가 당선된다면 법적으로 요구되는 최소한의 금액을 제외하고 (뉴욕시에) 연방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말했다.

맘다니 후보가 당선된다면 뉴욕시에 대한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위협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공화당 소속으로 뉴욕시장에 출마한 커티스 슬리와 후보가 아닌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앤드루 쿠오모 후보에게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한때 쿠오모 후보는 민주당 소속이던 뉴욕주지사 재임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코로나19 방역 문제를 놓고 사사건건 충돌했던 앙숙이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쿠오모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든 말든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슬리와에게 투표하는 것은 맘다니를 위한 투표"라며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쿠오모와의 반(反)맘다니 연합을 주문했다.

지난 2011년 성추행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했던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가 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시장(mayor) 예비선거 토론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6.4 ⓒ 로이터=뉴스1 ⓒ News1 신기림 기자 지난 2011년 성추행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했던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가 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시장(mayor) 예비선거 토론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한때 앙숙이었던 쿠오모의 편을 들고 나선 건 현재 판세가 맘다니 후보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간다 태생 무슬림 이민자이자 뉴욕주 하원의원인 맘다니는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칭하며 △부유세 인상 △법인세율 인상 △임대료 동결 △공공주택 확대 등 강경한 진보적 공약을 내세워 젊은 층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서 쿠오모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정치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에머슨 칼리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맘다니는 50%의 지지율로 쿠오모(25%)와 슬리와(21%)를 큰 격차로 앞섰다. 퀴니피액대학이 그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맘다니는 43%의 지지를 얻어 쿠오모(33%)를 10%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맘다니의 인기는 민주당에 양날의 검과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보적인 정책은 젊은 유권자들을 끌어들이는 동력이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과 사회주의 성향은 집권 공화당의 좋은 공격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주류 인사들도 쉽사리 맘다니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

한편 쿠오모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그는 2021년 다수의 성희롱 의혹으로 주지사직에서 불명예 퇴진했으나 풍부한 행정 경험을 내세워 중도층을 공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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