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공항서 단두종 이유로 탑승 거부되자 유기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이 거부된 반려견을 택시에 태워 동물 보호소에 보내고 혼자 출국한 견주가 공분을 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브뤼셀타임스 등에 따르면 브뤼셀 안데를레흐트에 위치한 동물 보호단체 'SRPA 베베드'(SRPA Veeweyde)에 지난 11일 개 한 마리를 태운 택시가 도착했다.

택시 뒷좌석에는 이동장 안에 든 아메리카 불리 한 마리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주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파코'라는 이름의 이 개는 주인과 함께 브뤼셀 공항에 갔다가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했다. 항공사들은 아메리카 불리 같은 단두종 견종은 호흡 곤란 우려 때문에 종종 태우길 거부한다.

파코의 주인은 여행을 단념하는 대신 반려견을 포기했다. 그는 택시를 불러 파코를 SRPA 베베드에 데려다 달라고 주문한 뒤 혼자 비행기를 타고 떠났다.

보호소 측은 "파코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급하게 받았다"며 "동물을 이렇게 특급 배송하듯 보내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정말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주인의 친척과 연락이 닿았고 파코는 이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파코를 버리고 간 주인은 외국에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보호소 측은 "이번엔 평화롭게 해결했지만 택시로 개를 보내는 행동은 불법 유기로 신고 시 처벌 대상"이라며 "반려동물 입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 많은 동물이 고통받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