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아동병원, 수술 불가능했던 악성 뇌암 치료성공

연구진, 소아 임상시험에서 CAR-T세포 치료로 잇따라 성과

다른 세포가 아닌 암세포만 공격하는 T세포가 맞춤형 치료


시애틀 아동병원이 완벽한 치료제가 없는 악성 뇌종양을 어린이 환자의 면역세포로 맞춤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연구진들이 ‘미만성 뇌간교종’이라는 악성 뇌종양을 ‘키메릭 항원 수용체 T(CAR-T)세포 치료제’로 치료하는 임상시험에 성공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일 미국 필라델피아 소아신경종양학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CAR-T세포 치료제는 인체 면역체계의 주력군인 백혈구 T세포를 뽑아내고 암세포와 결합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추가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CAR-T세포 치료제를 다시 환자의 몸속으로 주입하면 암세포만 골라 공격해 없앤다.

워싱턴대(UW) 의대 시애틀아동병원 연구진은 미만성 뇌간교종을 앓는 어린이 21명을 대상으로 CAR-T세포 치료제를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암세포에서 주로 발견되는 특정 단백질 B7-H3를 표적으로 공격하는 CAR-T세포를 만들어 다시 환자의 뇌 주변 체액에 주입했다.

미만성 뇌간교종은 뇌종양 중에서도 최고 악질로 꼽힌다. 종양이 생긴 뇌간은 뇌 한가운데 있어 수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술 없이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에 의존해야 했다.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약 13개월 정도에 그쳤다.

시애틀아동병원의 임상시험 결과 단 한 명만 치료 자체에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고, 다른 어린이들은 평균보다 오래 살았다. 니콜라스 비탄자 시애틀아동병원 소아신경종양학과 교수는 “현재 5세 환자가 2주마다 CAR-T세포 치료제를 70회 이상 맞아왔다”며 “임상시험에 참여한 아이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만큼 치료 효과는 가장 크다”고 말했다.

CAR-T세포 치료제는 주로 백혈병, 림프종 같은 혈액암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지금까지 개발된 치료제도 모두 혈액암 치료용으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CAR-T세포가 혈류를 따라 몸속을 돌아다니며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반면 간암, 폐암 등 고형 장기에 생긴 암은 치료하기가 까다롭다. 고형암은 세포마다 돌연변이가 다르고 그에 따라 치료 효과도 다르다. 또한 T세포가 고형암 조직에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시애틀아동병원 연구진은 앞서 쥐 실험을 통해 CAR-T세포 치료제가 미만성 뇌간교종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이어 이번에 어린이 대상 임상시험에서도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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