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쓸모없는 겁쟁이'라 비난한 블로거 체포…러 여론단속 강화

바그너그룹 무장 반란으로 체면 구긴 푸틴, 비판 평론가들 구속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권에 비판적인 인물들을 구속하면서 여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정권에 대한 비판을 지속해 온 극우성향 군사블로거 이고르 기르킨이 21일 모스크바에서 체포됐다. 기르킨은 푸틴 대통령처럼 옛 소련 첩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지난달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주도한 민간군사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이후 더 대담해진 우파 비평가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르킨의 부인은 텔레그램을 통해 남편이 구금됐으며 극단주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법원은 다음 공판이 열리는 9월18일까지 기르킨을 구금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르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면서도 푸틴 대통령과 군부가 전쟁에 제대로 임하고 있지 않다고 쓴소리를 계속해 왔다.

특히 최근 그의 논평은 선을 넘은 것처럼 보인다고 WSJ는 지적했다.

기르킨은 지난 18일 텔레그램에 푸틴을 "러시아인들의 눈에 먼지를 뿌렸다"고 비판하면서 "별볼일없는 사람"이라고 칭했다.

또 그는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임기를 연장한다면 6년 동안 러시아는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을 향해 쓸모없는 겁쟁이라고 악담을 퍼붓기도 했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평론가들을 크게 제재하지 않았지만, 기르킨의 체포는 광범위한 여론 단속의 전조가 될 수 있다.

러시아 민족주의 운동가인 게오르기 표도로프는 WSJ에 "(기르킨의 체포는) 아주 나쁜 소식이며 최고 권력에 위험하다고 간주되는 공동체 전체에 대한 억압이 시작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기르킨은 민족주의 단체 '성난 애국자 클럽'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표도로프는 "우리는 단결해 기르킨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은 러시아 정부가 군 지도부 인사들을 축출하는 등 내부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WSJ는 지난 13일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 고위 장교 최소 13명이 구금돼 신문을 받았고 15명이 직무가 정지되거나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이 중에는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포함됐다. 수로비킨은 바그너그룹의 반란 계획을 미리 알고 있던 인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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