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GDP 26%' 브릭스 'G7' 대항마로 몸집 불린다
- 23-08-21
23개국 가입 의사 표명…가입 기준 '불투명', 회원국간 이견도
중국-인도, 국경지역 평화 합의…브릭스서 시진핑-모디 정상회의 가능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주도 세계 질서 재편을 위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문호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는 '외연 확장' 여부가 최대 화두인데, 브릭스 가입 희망 의사를 표명한 국가는 이미 23개국에 달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을 종합하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22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제15차 브릭스 회의가 열린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는 2019년 브라질에서 열린 이후 4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되며 의장국인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켜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 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하며 회의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파견할 방침이다.
◇ 23개국, 브릭스 가입 관심…"가입 기준은 미비"
이번 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브릭스의 외연 확장 여부다. 익명의 중국 관리는 "우리가 주요 7개국(G7)과 비슷한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차지하도록 브릭스를 확장할 경우 세계에서 집단적 목소리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가입 의사를 표명한 국가는 알제리, 아르헨티나, 방글라데시, 바레인, 벨라루스, 볼리비아, 쿠바, 이집트, 에티오피아, 온두라스, 인도네시아, 이란,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모로코, 나이지리아, 팔레스타인, 사우디아라비아, 세네갈,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베네수엘라, 베트남 등 23개국이다.
다만 브릭스 회원국들이 누구를 새롭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서로간에 이견이 존재한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이웃국인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사우디 그리고 UAE에 브릭스 회원국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반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브릭스 가입 가능성을 논의했다.
브라질 고위 관리는 "브릭스 확대를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23개국이 모두 동시에 가입할 가능성은 낮지만, 특정 국가가 브릭스에 가입 하게될 경우 왜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가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 中 시진핑의 夢…브릭스 몸집 키워 G7 '견제'
브릭스는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서방이 지배하는 세계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신흥 5개국이 모여 2009년 출범시켰다. 이 블록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 8%에서 현 26%로 증가함에 따라 주목도가 부각되고 있다. 같은 기간 G7의 비중은 65%에서 43%로 떨어졌다.
중국은 브릭스가 G7에 대항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지로 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는 지나치게 유라시아 중심적이고 G20은 이미 서방 회원국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게 중국의 시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브릭스 회원국들은 브릭스가 반미 색채를 띠는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남아공의 날레디 판도르 국제관계협력부(외무부) 장관은 브릭스의 잠재적 확장을 "반서방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브릭스는 서방에게 도전을 제기할 전망이지만 치명적으로 위협인 존재로 부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브릭스 회원국은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성향이 달라 G7보다 훨씬 이질적"이라면서 "브릭스를 확대하려는 중국의 노력은 브릭스의 긴장과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브릭스가 확장할 경우 이질적 구성은 더욱 이질적이게 된다. 브릭스가 서방 주도의 국제 질서를 더 큰 목소리로 비판할 수는 있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데는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시진핑-모디, 2020년 국경 분쟁 이후 첫 정상회담 여부 '주목'
이번 정상회의 기간 주목해야할 또 다른 쟁점은 시진핑 주석이 브릭스를 계기로 모디 총리와 개별회담을 실시할지 여부다.
천샤오둥 남아공 주재 중국 대사는 중국-인도 양자 회담에 대해 암시한 바 있는데, 그는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최근 말했다.
그는 "우리 사이에 긴장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이웃 국가로서 우리는 많은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관심사를 가지고 있고, 동시에 몇 가지 문제가 있는게 사실"이라고 했다.
양자 회담이 성사될 경우 두 정상은 양국간 긴장이 최고조를 찍었던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다. (모디 총리와 시 주석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만찬에서 악수와 함께 짧은 대화만을 주고받았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 분쟁으로 1962년 전쟁을 치른 후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통제선(LAC)으로 경계했다. 그러나 2020년 분쟁 끝에 사상자가 발생했고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러다 양국은 최근 국경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고 군사적, 외교적 채널을 통해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기로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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