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반란'에 가슴 쓸어내린 북·중…즉각 '러와 연대' 과시
- 23-06-26
"지도력 문제 드러났지만… 푸틴 흔들리면 '3자 연대'에도 구멍"
'일일천하'로 끝난 러시아 용병 조직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과 관련해 북한과 중국 당국이 즉각 현 러시아 정부에 대한 지지 및 연대 입장을 표명하며 러시아와의 '결속' 강화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25일 이번 바그너 그룹 사건에 관한 대변인 문답을 통해 "러시아는 중국의 우호적인 이웃이자 새로운 시대의 전면적 협력 파트너"라며 "러시아가 국가 안정을 유지하고 발전·번영을 이룩하는 걸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과 마자오쉬(馬朝旭) 부부장은 베이징을 방문 중이던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을 만나 중러 양국관계와 국제 및 지역 현안 등 공동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중국 당국은 친 부장과 마 부부장이 루덴코 차관을 만나 이번 바그너 그룹 사건에 대해 논의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마 부부장이 루덴코 차관과의 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적 영도 아래 양국은 지속적으로 정치적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실무협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고 소개하며 중러 간 '우호·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루덴코 차관도 "현재 양국 관계가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에 있다"며 "러시아는 계속 중국과 함께 노력해 호혜 협력을 추진하고 더 많은 성과를 내길 원한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중러 외교 당국자들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바그너 그룹 사건으로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양국 관계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도 같은 날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를 만나 "이번에 러시아에서 발생한 무장반란 사건이 순조롭게 평정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러시아 지도부의 선택과 결정을 강력히 지지할 것"이란 입장을 전달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News1 DB |
북중 당국의 이 같은 바그너 그룹 사건 관련 입장 표명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 미중 간 패권 경쟁,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저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 갈등과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북중러가 '같은 편'에 서 있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푸틴과 러시아가 흔들리면 '북중러 연대' 자체에 아주 큰 구멍이 생긴다"며 "북중의 이번 (바그너 그룹 사건 관련) 반응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러 양국은 작년 이후 거듭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각종 도발에도 불구하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공동 대응 논의 때마다 '미국 책임론'과 '제재 무용론'을 주장하며 제동을 걸어왔다. 이를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턴 "중러 양국이 미국과의 경쟁·갈등 과정에서 북한의 도발을 이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북한이 그동안 중국·러시아의 대외 행보를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온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게 평가가 많다.
다만 박 교수는 "바그너 그룹 사태가 하루 만에 끝나긴 했지만 푸틴의 권력·지도력에 대한 심각한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났다"며 특히 "러시아 내부적으로 봤을 때 바그너 그룹 진군을 저지하지 못했단 건 본토 안전 보장능력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뒤 전쟁의 '조기 종식'을 자신했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서방국가들의 지원 아래 1년 넘게 항전을 이어가면서 "세계 최강 군사력"을 자신했던 러시아 측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당분간 내부 안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도 계속 이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 북한 관련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 그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정규군이 자신들을 향해 대규모 포격을 가했단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에 바그너 그룹 전투원들은 하루 만에 수도 모스크바로부터 약 200㎞ 거리까지 진격하기도 했지만, 러시아의 주요 동맹국인 벨라루스의 중재 아래 철수를 결정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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