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교황 장례 미사 엄수…프란치스코 "주님의 목소리로 기쁨 완성되길"(영상)
- 23-01-06
이탈리아 조기게양·포르투갈은 국가 애도 기간 선포
베네딕토 교황, 지난해 12월 선종…4일까지 사흘간 20만명에 일반공개
'20세기 최고의 가톨릭 신학자'로 꼽히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장례 미사가 5일(현지시간) 오전 9시30분(한국시간 5일 오후 5시30분)께 바티칸 성 베드로에서 거행됐다.
CNN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장례 미사에는 120명의 추기경과 주교 400명, 그리고 사제 약 4000명 등 6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이번 장례 미사를 위해 교황청은 이탈리아와 베네딕토 교황의 모국인 독일 대표단만을 공식 초청했고, 이에 응한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올라프 숄츠 총리가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밖에 벨기에와 스페인 왕실, 리투아니아, 폴란드, 포르투갈, 헝가리, 슬로베니아, 토고의 대통령, 체코, 가봉, 슬로바키아의 총리 등 고위 인사들은 개인 자격으로 장례 미사에 참석했다.
바티칸의 영공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장례를 위해 폐쇄됐으며, 이탈리아 전역에서는 조기가 게양됐다. 또한 포르투갈은 국가 애도의 날을 선포했다.
이날 장례 미사의 시작을 알린 것은 시스티나 합창단의 그레고리안 성가였다.
이후 붉은 예복을 입고 휠체어에 몸을 이끌며 장례식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에서 "베네딕토 교황이 수년간 우리에게 우리에게 베풀어준 지혜와 친절함 그리고 헌신에 감사드린다. 베네딕토 당신은 마침내 주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기쁨이 완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가 끝날 무렵 관에 성수를 뿌리고 향을 피우며 라틴어로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 베드로의 후계자이자 교회의 목자가 되게 하신 자비로운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당신의 용감한 설교자이자, 하느님 신비의 충실한 봉사자로 삼아주소서"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사제가 되기위해 공부중인 하비에 모라(24)는 "비록 베네딕토 교황께서 교황에 처음 오르셨을때 우리는 어린 아이였지만, 그는 역사에 자취를 남겼다. 베네딕토 교황을 개인적으로는 알지 못했지만, 나는 3년간 신학을 공부하며 그를 애정하고 존경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장례 미사 참석을 위해 날아온 베네딕트 로스바일레르(34)도 "우리는 베네딕토 교황에 대해 아는게 제한적이지만, 그는 신이 원하는대로 대로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며 "우리는 그에게 많은 빚을 졌다. 그의 길을 배웅해주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2월31일 95세를 일기로 선종한 베네딕토 16세의 유해는 2일부터 4일까지 약 20만명의 조문객들에게 일반 공개됐다.
베네딕토 교황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8년간 재위하다가 '종신직'인 교황직을 건강상의 이유로 퇴위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교황직을 수행할 정신적 육체적 힘이 없다며 바티칸에 있는 수도원에서 조용한 삶을 살기 원한다고 전했다.
이번 장례는 현직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를 집전했다는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통상 교황이 선종하면 수석 추기경이 장례 미사를 집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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