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직장인 10명 중 8명 '번아웃'…기업들 퇴사 막으려 '주4일제' 만지작

직원 62%, 정신건강은 회사책임…유연근무제 실험중

 

미국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원들의 번아웃에 대응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만큼이나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대됐지만, 스트레스는 더 커지며 퇴사가 잇따랐다. 올 10월까지 미국에서 퇴사자들은 3900만명으로, 2000년 시작된 집계 역사상 최대에 달했다.

민간리서치연구기관 콘퍼런스보드의 올해 9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1800명 가운데 75%가 '번아웃'을 최대 고민거리로 꼽았다. 6개월 전 설문에서 같은 답변을 내놓은 비중 55%보다 크게 늘었다.

슬랙부터 마이크로소프트웨어(MS)의 팀까지 다양항 협업 프로그램 덕분에 노동자들은 쇄도하는 이메일과 채팅에 허덕인다. MS에 따르면 2020년2월부터 2021년 2월 사이 팀 동영상 회의 시간은 2배가 넘었다. 팀을 사용하는 이들의 절반은 5분 안에 채팅에 답한다고 답했다. 

설문조사업체 갤럽에 따르면 팬데믹 동안 모든 직업군에서 스트레스와 불안 수준이 높아졌다. 2019년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미국인은 48%였다. 2020년 12월 같은 대답을 한 경우는 현장 근로자의 경우 51%, 원격 근로자의 경우 63%로 모두 높아졌다.

특히 정신건강이 회사와 연계된다는 의견이 과거와 달리 과반을 차지했다. 생명보험사 메트라이프 설문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 노동자의 정신건강은 회사 문제가 아니라고 답한 비중은 60%였다. 하지만 올 6월 설문에서 근로자 62%가 정신적 웰빙에 있어 고용주, 회사의 책임도 있다고 답했다.

직원들의 번아웃을 막고 떠나려는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고용주들은 주 4일 근무부터 의무 휴가제까지 다양한 근무 형태를 도입하며 실험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는 뉴질랜드 지사에서 주 4일 근무를 시범적으로 실시중이다. 또, 소프트웨어업체 SAP은 정신건강의 날을 만들어 올초 전사적 차원으로 회사문을 닫기도 했다. 항공우주업체 보잉은 금요일을 회의가 없는 날로 정하고 사무직의 경우 탄력적 근무시간 제도를 허용했다.

하지만 팬데믹 시대에 적합한 근무형태를 찾기는 쉽지않다. 갤럽의 벤 위거트 근무환경관리 리서치 디렉터는 WSJ에 "노동자 번아웃의 최대 변수는 근무시간이 아니다"라며 "관리불가능한 업무량, 불분명한 소통, 관리자의 지원부족 등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휴식을 취하고 똑같은 업무환경으로 돌아온다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더 화가 날 수 있고 퇴사자 발생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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