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尹, '한동훈 총 쏴 죽이겠다' 해"…尹측 "면피성 변명"

"국군의날 때 반국가세력·비상대권 들어"…尹 "시국 얘기할 상황 아냐"

尹 "술 많이 먹었지 않나"…곽종근 "웬만한 군인 아무리 마셔도 멀쩡"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으로 잡아 오라고 했다.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곽 전 사령관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재판을 열고 곽 전 사령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다시 증인으로 출석했다.


곽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 두 달 전인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 이후 윤 전 대통령 주관으로 관저 주거 공간에서 열린 술자리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대권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해당 자리에는 곽 전 사령관을 비롯해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이 참석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 측이 확보해야 할 장소에 관한 얘기를 들었는지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반국가 세력 장소라고 딱 찍은 건 아니었는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주노총, MBC, JTBC 등 언론계와 노동계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면서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한단 계획을 논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확보해야 할 장소를 직접 받은 건 지난해 12월 1일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당시에 군 수뇌부들이 다들 자대로 가야 한다고 몇 사람만 온다고 해서 관저에 있는 주거 공간으로 갔다. 앉자마자 소맥 폭탄주를 돌리지 않았습니까. 술 굉장히 많이 마시지 않았어요?"라며 "국군의 날이 군인 생일 아닌가. 거기서 시국 얘기를 할 상황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곽 전 사령관은 "제가 지금까지 말 못 했던 부분을 하겠다. 지금까지는 차마 제가 말씀을 안 드렸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곽 전 사령관은 이어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대표 이야기를 분명히 하셨고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 오라 그랬다"며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윤 전 대통령이 제 앞에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제가 말씀을 드린다"며 "앞뒤 상황에서 비상대권 이야기가 제 기억 속에 있다. 더 말씀 안 드리겠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의 증언에 윤 전 대통령은 웃음으로 응수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이 술을 마신 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억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술 많이 먹었죠? 내가 한 번 소맥 제조하고 돌아가면서 한 번씩 제조하고.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는 한 번씩 제조한 것 같다. 술 많이 먹었네"라고 했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군인이 통수권자 앞에 있는 게 보통 어려운 자리인가"라며 "웬만한 군인들은 아무리 마셔도 정신 멀쩡하다"고 맞받아쳤다.


곽 전 사령관의 관련 증언 직후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냈다.


변호인단은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이며 윤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윤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한동훈을 내가 왜 체포하거나 잡아 오라고 하겠느냐. 그게 말이 되느냐'고 분명히 말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그러면서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은 그간 일관성이 부족하고 발언이 자주 바뀌어 온 점에 비춰 보더라도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 매우 의문이다. 오늘도 '한동훈 관련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하다가 곧바로 말을 바꾸는 등 본인이 직접 들은 것인지조차 불분명한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곽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4일 오전 12시 30분경 윤 전 대통령에게 '(국회의사당) 문을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 인원을 끌어내라'는 전화 지시를 들었다고 주장한 점을 허위 진술 사례로 들었다.


곽 전 사령관이 이에 앞서 오전 12시 20분쯤 1공수여단장에게 '문을 부숴라'는 명을 내렸다는 기록에 비춰보면, 윤 전 대통령 연락을 받기 전에 이미 자체적으로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공판 종료 직후 "지난해 10월 1일 이야기인데 1년 이상 아무말 없다가 오늘 갑자기 나왔다"며 "통화 내역이나 여러 진술 신빙성이 부인되고 거짓말이 드러나면서 면피성으로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헌법재판소, 다른 피고인들 법정에서도 증언한 바 없는 것을 오늘 법정에서 했다"며 "(곽 전 사령관이) 다른 정치인은 한 명도 언급을 못했다"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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