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김 준] 공감(共感)에 대하여
- 21-07-19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공감(共感)에 대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공감이 없는 시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 감정에 대하여 같은 생각이나 느낌을 갖는다는 것인데,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생각에는 공감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슬픔이나 기쁨 같은 감정에 있어서는 같은 감정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 인간의 도리요 인지상정(人之常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경에도,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라고 가르쳤고, 우리나라 속담에도 기쁨을 함께 하면 그 기쁨은 배로 증가되고, 슬픔을 함께 하면 그 슬픔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공감을 할 수 있는 감정은 아무 때나 울고 웃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을 거쳐야만 나타날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슬픔이나 기쁨에 공감하기 전에 그 사람의 환경과 처지를 잘 아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쉽게 공감이 되질 않습니다. 그 사람에 대하여 잘 알고 나면 자연히 그를 이해하게 되고, 이해를 하게 되면 대부분 공감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고 공감은 동정심으로 발전하여 사랑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서울에 있는 어느 회사의 신우회(信友會) 회원들이 어느 해 크리스마스때 한 고아원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준비해온 여러가지 선물들과 노래, 이야기 등으로 즐거운 여흥을 재미있게 마쳤습니다.
얼마 후 그 회원들이 돌아갈 시간이 되어 방을 나서는데 한 고아가 어느 회원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아저씨!”하고 불렀습니다. 그 회원이 그 고아를 내려다보면서 “왜 그러지?”하고 묻자 그 고아는 “나를 한번 안아주고 가셔야죠”하면서 그 아저씨를 향해 두 팔을 높이 들어 올렸습니다. 그 순간 그 회원은 자신이 그 고아들에게 주어야 할 가장 소중한 것 한가지를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얼른 그 고아를 힘껏 껴안고 그의 뺨에 뽀뽀까지 해주었습니다.
그 고아들에게는 선물이나 노래나 이야기보다도 사랑이 담긴 몸짓, 즉 온기 가득한 사랑의 품이 그리웠던 것입니다. 그들에게 아무리 좋은 선물을 안겨준다고 해도 그것들이 가슴과 가슴이 맞닿는 따뜻한 사랑의 품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 신우회 회원들은 그 고아들이 진정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더라면 훨씬 더 뜻깊은 방문이 되었을 것입니다.
진실한 사랑의 마음가짐 없이는 그 누구를 위로하거나 위문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진실한 사랑 없이 하는 위로는 오히려 상처를 남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도 어떤 직분자로서의 의무감이나 체면 때문에 누군가를 위문해야 할 경우가 있을 지라도 그 위문에는 반드시 사랑의 동기가 담겨 있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2개의 관계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이고 또 하나는 나와 이웃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항상 기도로 하나님과 대화하며 감사드리고, 간구하고 고백하면서 영감을 얻고 계시를 받음으로써 유지되지만 대인 관계는 수많은 이웃들과의 끊임없는 사랑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 이웃은 언제나 내 눈길이 닿고 내 말과 손길이 닿는 공감의 대상들입니다.
그 이웃이 울 때 함께 울고 기뻐할 때 함께 기뻐하지 못한다면, 국민을 사랑한다는 것도, 민족애도 인류애도 모두가 공허한 구호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 이웃 사랑의 시발점이 바로 공감의 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다른 사람의 처지를 잘 알게 되면 그를 이해하게 되고, 이해를 하고 나면 자연히 공감을 하게 되고, 공감을 하게 되면 동정심이 유발되어 사랑으로까지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그래도 우리가 이웃을 향한 공감의 지평을 꾸준히 넓혀 가노라면 누구나 다 이 지구촌 어느 공간 어느 시간 속에 사랑의 흔적을 담은 작은 하나님의 나라 건설의 일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더 많은 칼럼을 보시려면 클릭 https://www.seattlen.com/column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부고] 故김철수장로 부인 김영숙 권사 별세
- 타코마서미사,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 거행한다
- 시애틀 김명주,박희옥 작가 시조신인문학상 수상
- KWA평생교육원, 신규개설 '스마트폰 클래스' 인기 최고(영상)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27일 토요정기산행
- 시애틀지역 인기 한식당‘스톤’(Stone) 레드몬드본점 이전 신장개업했다
- 한인생활상담소 입주할 건물 공사시작됐다
- 미국서 국내선 3시간, 국제선 6시간 지연되면 자동 환불
- 한국 연예인 홍진경, 이번 주 김치홍보차 시애틀 H-마트온다
- [부고] 강화남 전 워싱턴주 밴쿠버한인회장 별세
- 한국, 40세부터 복수국적 허용 추진
- 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개최 학력어휘경시대회서 5명 만점 받아
- 재미한인장학기금 올해 장학생 총 80명으로 확대
- <속보>부인 생매장하려했던 워싱턴주 한인 징역 13년 선고돼(영상)
- KAC, 한인서비스날 맞아 대전정 청소했다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1)
- [서북미 좋은 시-오인정] 복수초
- 한국 아이돌그룹,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장서 시구한다
- ‘인기짱’시애틀영사관 국적ㆍ병역설명회 개최…“선착순 접수”
- 시애틀과 대전 자매결연 35년 교류확대 추진한다
- “킹카운티 도서관 공청회에 참석하세요”
시애틀 뉴스
- “시애틀 다운타운 부두개선 사업에 기업들이 돈 보태는 것이 맞다”
- “민주당이 워싱턴주지사 후보로 퍼거슨만 편든다”
- 시혹스 전 쿼터백 윌슨, 벨뷰 저택 팔렸다
- 벨뷰 경전철 오늘 드디어 개통했다
- 시애틀 4월말인데 날씨 춥고 비내리고
- 워싱턴주로 그리즐리 곰이 돌아온다
- 델타소속 보잉 여객기 이륙 뒤 비상 탈출 미끄럼틀 떨어져
- 시애틀지역 펜타닐 중독 이렇게 심각하다니...아이 3명 과다복용 중태
- 마이크로소프트 예상 뛰어넘는 실적 내놨다
- 시애틀지역 남성, 변심한 여친 납치해 역주행다 80대 치어 숨지게
- 시애틀 연방검찰, 바이낸스 창업자에 징역 3년 구형
- 워싱턴주 전기차 리베이트 준다…조건은 다소 까다로워
- 시애틀지역 운전자 테슬라 자율주행으로 운전하다 사망사고
뉴스포커스
- 조선3사, 친환경선박 타고 릴레이 흑자전환…'저가수주 터널' 탈출
- 작년 출국금지 고액체납자 3858명…5.6조는 못 받는 세금
- "39평 5억원대, 3억 로또"…동탄2신도시 '줍줍' 2가구 나왔다
- '채상병 사건' 유재은 국방부 관리관, 사흘 만에 공수처 재소환
- 직장갑질119 "비정규직·비노조 대상 괴롭힘 정규직보다 3배 많아"
-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이번엔 일본산 맥주·스시로 조롱한 30대
- 4년제 대학 올해 등록금 13% 인상…1인당 연평균 3만2500원 올랐다
- 옥중 결혼 꿈꾼 무기수 5일간 휴가, 청혼 거절하자 "헛되다" 유서
- 하루 앞 다가온 영수회담…尹, '국정 돌파구' 마련할 수 있을까
- 525년의 세월을 걷다…대구 사유원에서 찾은 '치유'
- 알레르기 비염·소화불량 한약도 건강보험…29일부터 적용
- 의협 '증원 백지화' 결의문…임현택 "죽을 각오로 의료농단 저지"
- 의대 추가 개강·실습 운영…의대생 복귀 기미 없어 대학들 노심초사
- K팝 '멀티 레이블' 위험성 드러낸 '민쏘공'…하이브 시총 1조 하늘로
- "주말 다들 이거 봤어?"…'범죄도시4' 닷새만에 400만 흥행 눈앞
-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채 상병 수사 외압' 법·원칙 따라 성실 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