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달걀 57%, 마늘 46% 올랐는데 물가상승률은 2%대?
- 21-08-18
밥상물가-실제 물가상승률 간 괴리 지적돼
농축수산물 가중치 낮은 영향…통계청 "물가지수 개편하며 새로 산정"
1년새 달걀은 57%, 마늘은 46% 가격이 뛰는 등 '밥상물가'가 급등했는데도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상승률은 2%대에 그쳐 소비자가 느끼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
'금(金)달걀' '금겹살' 같은 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주요 식료품 물가가 가파르게 뛰고 있는데, 체감물가에 비해 실제 물가상승률이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0.6%에서 2월 1.1%, 3월 1.5%로 상승한데 이어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로 4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7월과 비교해 달걀은 57.0%, 마늘은 45.9%, 고춧가루는 34.4%, 참외는 20.3%, 쌀은 14.3% 값이 올랐다. 돼지고기(9.9%)와 국산쇠고기(7.7%) 가격도 상승했다. 가공식품 중에선 빵값이 5.9% 올랐다.
공업제품 중에선 경유(21.9%), 휘발유(19.3%), 자동차용LPG(19.2%) 등 가격이 상승했고, 서비스 중에선 전세(2.0%), 월세(0.8%) 등 집세가 올랐다.
그간 하락해온 전기·수도·가스요금도 상승 전환했다. 상수도료(2.7%), 도시가스(0.3%) 요금이 오른 가운데 전기요금만 0.4% 떨어졌다.
이에 달걀이나 돼지고기 등 생활에 밀접한 품목들의 물가 상승세와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상승률 간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는 국민이 일상에서 직접 물가 오름세를 느끼기 쉬운 농축수산물 가격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인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수도·가스 등 상품과 집세, 공공·개인서비스 등 서비스로 품목을 성질별로 나눠 가격변동을 물가지수에 반영한다.
이 중 농축수산물 가중치는 1000분의 77.1이다. 월평균 1000원을 지출하는 가정에서 농축수산물 소비에 77.1원을 썼다는 의미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7.71%가 물가에 반영되는 것이다. 서비스는 55.15%, 공업제품은 33.31%로 농축수산물보다 가중치가 높다. 전기·수도·가스는 3.83%다.
품목별 가중치는 일정 수의 표본가구가 매월 소비지출 항목에 따라 가계부를 작성하는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월평균 소비지출액에서 각 품목별 지출비중 등을 토대로 정한다. 이에 농축수산물 품목 가중치를 임의로 높이거나 낮출 수 없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물가지수에서 농축수산물 품목 가중치는 1990년 191.1에서 2000년 107.4, 2010년 77.6 등으로 지출비중이 낮아지는 추세이기도 하다.
다만 정부도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소비자물가지수 정기개편을 차질없이 추진해 지표물가와 현실물가 간 괴리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통계청은 2015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를 2020년 기준으로 개편해 오는 12월22일 공표할 계획이다. 품목별 가중치도 새로 산정하기로 했다. 개편을 통해 소비자물가지수 기준연도는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바뀌고, 가중치 기준연도는 2017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된다.
정부는 이와 관련 코로나19 진행상황과 소비패턴 정상화 추이를 봐가며 차기 가중치 조정을 2023년 12월에서 9월 공표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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