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W 한국학도서관 ‘큰 일꾼’유혜자 사서 은퇴한다(+동영상)
- 21-08-18
5만 달러기부해 ‘미정리 한국서적 목록’ 일등공신
UW동아시아도서관, 9월8일 온라인 줌으로 은퇴행사
미국대학 가운데 하버드대 다음으로 한국학 관련 도서를 많이 소장하고 있는 워싱턴대학(UW) 한국학도서관의 '큰 일꾼’이었던 유혜자 사서가 다음달 은퇴를 한다.
유 사서는 UW 한국학도서관에서 17년간 목록 사서로 한국 책들을 정리하고 목록하는데 힘쓰다 오는 9월15일부로 은퇴를 하게 된다.
UW 동아시아도서관측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면행사가 힘들어 오는 9월8일 오후 4시 온라인 화상회의인 줌으로 은퇴파티를 개최하기로 했다. 참석을 원하면 줌 링크(https://washington.zoom.us/meeting/register/tJIscO6vrzkpGN2HR_phW25qkBu3U2P1IjIN)로 들어가면 된다.
유 사서의 은퇴가 남다른 것은 그녀가 워싱턴주 한인사회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UW 한국학도서관에 너무나도 큰 공헌을 했기 때문이다.
유 사서는 일리노이주 서던일리노이대학(SIU) 법대도서관에서 30년 이상 법률 사서로 일을 하다 은퇴를 한 뒤 시애틀로 옮겨 2004년 한국학 도서관에서 목록 사서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그녀에게 늘 안타까웠던 것은 정리를 하지 못해 UW 지하 창고에 방치되고 있는 5,000여종의 한국책이었다.
UW은 1940년대부터 한국 유학생들로부터 한국어 책을 기증받아 수집하기 시작했고, 1960년대부터한국학 사서를 고용해 장서 정리작업을 해왔지만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이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유 사서는이 같은 안타까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자신이 5만달러를 먼저 내놓았고 UW 한국학도서관을 총괄하고 있는 이효경 사서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목록기금모금에 나섰다.
모금을 주도하기 위해 유혜자ㆍ이효경ㆍ김영호ㆍ모니카 남궁ㆍ황선희ㆍ송성실ㆍ이정원ㆍ제인 신ㆍ황양준씨 등으로 UW한국학도서관친구들(회장 송성실)이란 모임이 구성됐다. UW한국학도서관 친구들을 중심으로 모금 운동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유 사서의 기부금을 포함해 모두 11만1,000달러가 모였고, 3년여의 작업 끝에 지난 2018년 정리작업이 최종 마무리됐다.
목록작업 과정에서 보물과 같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시아를 제외하고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하는 ‘WorldCat(세계종합목록)’을 기준으로 UW한국학도서관만 소장하는 한국학 도서가 2,030여종이나 발견됐다.
더구나 200여종은 한국에서도 발견되지 않거나 찾아보기 힘든 희귀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회남 작품인 <탁류를 헤치고>, 김상덕의 가정 소설인 <안해의 결심>, 최남선의 <시문독본>,엄홍섭의 <인생사막> 등 10여종은 전세계에서 UW한국학도서관만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는 서정주 시인이 자필로 써서 양주동 선생에게 보낸 시선집도 있고, 조병화 시인이 책 안에 영어로 편지를 써서 UW의 솔베그 교수에게 보낸 시집도 포함돼 있었다.
UW한국학도서관 이효경 사서는 “UW 한국학 도서관과 북소리 발전에 큰 도움을 준 유혜자 사서의 은퇴에 감사와 축하를 보내는 자리에 아는 분들이 많이 참석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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