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김백현] 수국 여행

김백현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수국 여행


일단 멈췄다 갈 때 쓸지

한 다발로 묶였다 갈 때 쓸지

일단을 어느 때 쓰면 좋을지 몰라


꽃병을 쓰고 있는 수국에게 물어본다

수국은 쓰레기통을 건너다본다

멈췄다 가시든지

묶였다 가시든지


쓰레기통을 쓰고 있는 수국에게 물어본다

수국은 깨알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본다

멈췄다 가시든지

묶였다 가시든지


밤하늘을 쓰고 있는 수국에게 물어본다

수국은 좁쌀 가득한 하늘을 내려다본다

멈췄다 오시든지

묶였다 오시든지 


저녁놀을 쓰고 있는 수국에게 물어본다

수국은 물끄러미 나를 건너다본다

내게 온 노을이, 그로부터 

일단 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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