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이달 말 오염수 방류하나…일본 내에선 찬성이 과반 넘어

닛케이 여론조사서 모든 연령에서 찬성 여론이 반대에 우세

어민들과 中 등 반대 거세지만 정치 일정상 8월 말이 유력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찬성하는 일본 내 여론이 60%에 육박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후쿠시마현(県) 현지 어민들과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에 찬성하는 이는 총 58%, 반대는 30%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39세 이하에서는 찬성이 52%, 40·50대에서는 62%, 60대 이상에서는 60%로 나타나 모든 세대에서 찬성이 반대를 웃돌았다.

방류 찬성 여론은 지금까지 점진적으로 증가해 왔다. 지지통신이 지난 7월 7~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39.2%에 불과했지만 중순에 접어들며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과반을 넘겼다. 지난 27일 발표된 NNN·요미우리 공동조사에서는 닛케이와 비슷한 57%가 나왔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4일 발표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보고서를 근거 삼아 방사능 오염수 방류가 "국제적 안전 기준에 합치한다"며 원래대로 '올여름' 방류를 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미해결 과제, '관계자의 이해 구하기'

오염수 방류를 위한 마지막 변수이자 관문은 현지 어민들과 국제 사회의 이해를 구하는 것. 일본 정부 스스로가 지난 2015년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지난 6월2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경제산업성이 2015년 지역 어민들과 한 약속을 변함없이 "준수한다"고 재차 밝혔다.

 

하지만 현지 어민을 반대는 여전히 굳세기만 하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 연합회(현어련)은 지난 27일 반대 표명과 함께 "국가와 도쿄전력이 어떻게든 (오염수 방류를) 실시하겠다면 우리는 ALPS(다핵종 제거설비) 바이패스 처리수(우회 오염수)에 관한 약속은 이행되지 않은 것이라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30일에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산업상이 직접 후쿠시마 현지를 찾았다. 그는 "폐로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대응을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방류는 불안하기만 하다"는 원성만 샀다.

현지 어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악성 루머'. "처리수(오염수)를 방류한 후에는 아이들에게 (후쿠시마 지역에서) 잡힌 생선을 먹이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어업협동조합 관계자의 호소가 이들의 초조함을 보여준다.

 

◇본격적 수입 규제 나서는 中 영향권 국가들

중국을 비롯해 홍콩·마카오 등 중국의 영향권 아래 있는 지역에서도 수입 규제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은 일본의 농림수산물·식품 수출 비율의 40%를 넘게 차지한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태평양은 일본의 하수구가 아니다"며 오염수 방류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및 원전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5개 현에서 난 식품 수입을 금지했다가 10개 현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지난 7월 초부터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전면적인 방사선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수산물뿐만 아니라 쌀 등 곡물과 채소류 통관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수입 업자에 따르면 기존에 2주면 통관될 품목들이 한 달 넘게 세관에 묶여 있는 상태다.

 

일본산 원재료를 수입해 공급하는 가게나 음식점들도 덩달아 수급난을 겪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홍콩·마카오에서도 일본산 식품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 빈도가 늘어나고 통관이 지연되는 등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지율 하락세 기시다, 최종 결단은 언제?

올여름 기시다 내각은 3대 대형 과제를 앞두고 있다. △8월 초 '마이넘버 카드 총점검' △8월 중으로 예견되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8월 말~9월 중순쯤 진행할 자민당 임원 인사 및 개각 등이다.

이 밖에도 8월 중순부터 11월까지는 연이어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이와테·미야기·후쿠시마현에서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이와테현 지사 선거는 8월 17일(개표는 9월3일), 10월과 11월에는 미야기·후쿠시마현 의회 선거가 각각 실시된다.

앞서 마이니치신문은 총리 주변에서 "지방선거 도중이나 직전에 방류하는 일은 피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방류 시기는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인 8월 말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2달 연속 떨어지는 내각 지지율과 관계자들의 반대 속에서 기시다 총리가 어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며 계획대로 방류 시기를 확정지을 수 있을지,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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