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값 5배' 인도 미친 식품값…총선 앞둔 모디 정부 '비상'

몬순 불규칙으로 일부 폭우, 일부 가뭄…쌀값 채소값 급등

내년 4~5월 총선 앞두고 모디 정부 쌀 수출금지 등 대응 나서


인도가 살인적인 식품 물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토마토값은 지난달부터 무려 400%가 상승했고, 쌀값은 작년부터 11.5% 올랐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몬순이 불규칙하게 찾아온 탓에 인도는 식품 가격 급등을 겪고 있다. 일부 지역은 폭우로 농작물이 쓸려 나가고,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 때문에 흉작을 겪었기 때문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물가 상승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지난주 쌀 품종 일부의 수출을 금지해 전 세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많은 나라들이 인도산 쌀에 의존하는 만큼 이 조치를 뒤집으라고 촉구했다.

FT는 인도 총선이 내년 4~5월로 예상되는 가운데 식품 가격 통제가 모디 정부의 우선과제가 됐다고 전했다.

약 30년간 쌀 도정업에 종사한 아흐메드(69)는 FT 인터뷰에서 "우기가 늦게 왔고, 지금 물이 부족하다"며 "나를 포함해 최저 소득자부터 최고 소득자까지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남서부 카르나타카주의 채소 도매 시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지투 싱(32)은 "토마토와 쌀, 콩 등 모든 게 올랐다"고 말했다. 자얄락슈미라는 쇼핑객은 청구서 요금을 감당하기 위해 렌틸콩과 식용유 등의 필수품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생활 물가는 아직 경제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 6월 기준 인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1%로, 정부 목표 범위(2~6%) 안에 있었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이번달 식품 가격 급등을 들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고 경고했다.

 

모디 정부가 쌀 수출금지에 나선 것도 물가 잡기의 일환이었다. 수출 금지를 철회하라는 IMF의 촉구에도 모디 정부는 수출 규제가 전체 수출량의 40% 수준인 비(非)바스마티 백미에만 한정돼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쌀 수출 통제는 농민들에게도 불쾌한 정책이다. 북서부 펀자브주에서 쌀농사를 짓는 라즈팔 싱은 "선거를 앞두고 식품 물가에 민감한 대다수 유권자들을 단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속임수"라며 "그들은 대중의 기억력이 짧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모디 정부는 이 문제로 야당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는 식량 물가 인상이 BJP의 욕심 탓이라며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JP는 내년 총선에서도 집권당으로 유력하지만 여러 주에서 여론조사를 앞두고 있으며,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카르나타카 주지사 자리를 INC에 빼앗기기도 했다.

INC는 저소득층 가정에 배급하는 무료 쌀의 양을 두 배로 늘린다는 선거 공약을 제시했다.

아비나시 키쇼어 국제식량정책연구소(IMPRI) 연구원은 FT에 "식량 문제에 관한 한 모디 정부를 포함해 그 어느 누구도 장기적 관점에서 행동하지 않는다"며 "곡물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가난한 인도인들의 주머니는 이미 쪼그라들고 있는데, 어떤 정부도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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