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카도 못피하는 '전기차' 물결…엔진 떼도 그 명성 이어갈까

'포르셰 타이칸' 이어 '마이바흐 SUV' '롤스로이스 스펙터' 공개…'헤리티지 계승' 주력

상대적으로 전동화 지연…전기차 시대에도 '럭셔리 정체성' 유지 관건


럭셔리카들도 속속 전기차 전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행동에 나서고 있다. 내연기관 시대 장기간 정체성을 구축해 온 럭셔리 브랜드들은 엔진 대신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도 브랜드의 '헤리티지'(유산)를 계승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롤스로이스모터카는 16일 서울 강남구 식물관PH에서 최초 순수전기차 모델 '스펙터'를 언론에 공개했다. 롤스로이스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생산·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으로, 스펙터 출시로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로서 롤스로이스의 시작을 알리는 셈이다.

롤스로이스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 한국에서 처음으로 스펙터를 선보였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중국 제외)에서 선주문량이 가장 많은 국가다.

롤스로이스모터카 아이린 니케인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은 "스펙터는 롤스로이스가 제시하는 대담한 전기화 미래, 진정한 엔지니어링의 정수와 결합한 현대적인 디자인, 브랜드의 상징이기도 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슈퍼 럭셔리 경험을 모두 갖춘 모델"이라며 "롤스로이스 브랜드의 새로운 시대다. 롤스로이스라는 것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전기차"라고 강조했다. '전기차'보다 '롤스로이스'의 정체성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앞서 전기차를 선보인 럭서리 브랜드도 정체성을 강조했다. 지난 2020년 럭셔리 브랜드 처음으로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을 출시한 포르쉐는 "엄청난 가속,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견인력, 우수하고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한 출력이 특징"이라며 "진정한 스포츠카를 논하려면 이런 측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에서도 △보닛과 프론트 윙의 형태 △라디에이터 그릴의 자리를 차지하는 공기 흡입구 △플라이라인 등 포르쉐 특징을 구현했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르쉐 타이칸 아레나에서 자사 최초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4S'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1.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르쉐 타이칸 아레나에서 자사 최초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4S'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1.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메르세데스-벤츠는 마이바흐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를 올해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첫 공개했다. 다니엘 레스코우 마이바흐 총괄은 언론 인터뷰에서 "단순히 전기 파워트레인을 장착하는 문제가 아니라 '마이바흐 전기차'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한다"며 "기술, 히트펌프, 디지털 요소 등 메르세데스-마이바흐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요소가 완벽해야 한다"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럭셔리 브랜드는 지난 100년간 내연기관 차로 명차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탄소 중립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을 단종해야 한다"며 "전기차로 바꾸고 싶어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에서도 명차의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는 시기"라며 "내연기관 감각의 제공 등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에 성패가 달렸다"라고 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도 "배터리를 넣는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와 디자인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럭셔리 브랜드는 바꾸지 못하는 디자인의 정체성이 있다"며 "이를 유지하지 못하면 기존 고객이 이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제를 안은 럭셔리 브랜드들의 전기차 출시 시기는 대중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페라리는 오는 2025년 첫 순수전기차를, 람보르기니는 2028년부터 순수 전기차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벤틀리는 2026년에 첫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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