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가 된 '작은 용'…사망 50주기, 이소룡을 기억하다[피플in포커스]
- 23-07-16
5편의 영화로 신화가 된 이소룡…대중문화의 아이콘
무술의 대중화, 액션영화의 방향을 제시한 선구자
1973년 7월20일. 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젊은 배우가 거짓말처럼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이름은 이소룡(李小龍). 겨우 32세였다.
이소룡은 단 다섯 편의 주연 영화를 남기며 짧은 생을 살다 갔지만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겨 신화가 됐다.
춤을 추듯 휘두르는 쌍절곤, 노란색 운동복, '아비요'라 외치며 상대에게 결정타를 날리는 모습까지. 이소룡의 유산은 대중문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최고의 순간에 허망하게 가버린 인생이었지만 '작은 용'은 영원히 살아 있는 '불사조'로 다시 태어나 사망 후 50년이 지난 오늘도 회자하고 있다.
◇이소룡(龍), 용의 해에 태어나다
이소룡은 1940년 11월2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의 한 병원에서 태어났다. 공교롭게도 1940년은 중국인들에게 경계와 보호의 상징인 용의 해였다.
이소룡은 공부보다는 '거리의 삶'에 더 관심이 많았고 툭하면 또래들과 싸우는 문제아였다. 그러던 어느 날 싸움에서 진 이소룡은 부모를 졸라 무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때 만났던 스승이 바로 '영춘권'의 대가 엽문(葉問)이었다.
이소룡이 처음 무술을 시작한 계기는 유치했지만 그는 수련을 절대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때의 배움으로 이소룡은 향후 무술을 싸움의 기술에서 철학의 경지로 끌어올린 '절권도'를 창시한다.
그러다 이소룡은 19살 때 혈혈단신으로 미국으로 떠난다. 그는 시애틀 차이나타운의 중국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했고 시애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워싱턴대학교에 진학했다.
이소룡은 대학에서 철학과 심리학, 연극을 공부했고 문제아였던 그는 사유하는 청년으로 탈바꿈한다. 1964년에는 린다 에머리를 만나 결혼한다.
◇'사이드킥'에서 '슈퍼스타'로
학업과 무술에 정진하던 이소룡은 1964년 TV 시리즈 '그린 호넷'에서 주인공을 돕는 동양인 사이드킥인 카토(Kato) 역할을 맡으며 할리우드에 진출한다.
단 한 시즌에 그쳤지만 이를 계기로 이소룡은 더 많은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더 많은 경력을 쌓기 위해 이소룡은 무술영화가 태동하던 1971년 홍콩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된다.
이소룡은 같은 해 첫 주연 장편영화인 '당산대형'(唐山大兄, The Big Boss)으로 데뷔한다. 이 영화는 아시아 전역에서 폭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소룡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당산대형'의 엄청난 성공에 힘입어 이소룡은 다음 해 개봉한 '정무문'(精武門, Fist of Fury)으로 그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본인 도장에서 1대 100으로 결투하는 장면과 트레이드마크인 쌍절곤 액션이 바로 정무문에서 나왔다. 이 장면들은 그의 열렬한 팬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2003년 '킬빌'(Kill Bill)에서 오마주하기도 한다.
이후 이소룡은 각본과 감독, 주연, 무술지도, 제작을 맡은 '맹룡과강'(猛龍過江, The Way of the Dragon)으로 다시 한번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이소룡을 전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만들어 준 영화는 1973년작 '용쟁호투'(龍爭虎鬪, Enter the Dragon)다. '용쟁호투'는 전 세계에서 9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는데 이 영화로 이소룡은 슈퍼스타는 물론 무술계의 전설로 남게 된다.
◇최고의 순간에 떠난 전설
이소룡은 '용쟁호투'의 촬영이 끝나고 개봉을 불과 6일 앞두고 1973년 7월20일 32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최고의 순간에 요절했기에 그의 죽음에 수많은 의문이 제기됐고 중국 범죄 조직 삼합회가 그를 암살했다는 등의 여러 허황된 음모론들도 나왔다. 하지만 부검 결과 사인은 복용 약품 부작용과 그로 인한 뇌부종으로 밝혀졌다.
결국 이소룡이 사망 전 일부 촬영을 했던 유작 '사망유희'(死亡遊戱, Game of Death)는 대역을 동원해 1978년 개봉한다.
이 작품에서 이소룡은 '사망탑'을 차례로 올라가며 층마다 무술의 고수를 격파한다. 이때 입었던 것이 그 유명한 노란색 트레이닝복이다. 이 운동복은 아직도 곳곳에서 패러디와 오마주되고 있다.
◇여전히 기억되는 신화적 인물
이소룡은 단 5편의 주연 장편영화를 남겼지만 그는 영화는 물론 대중문화 전반에 지대한 흔적을 남겼다.
이소룡 특유의 무술 액션은 성룡과 이연걸, 견자단으로 이어지는 홍콩 액션 배우들의 표본이 됐다. 21세기 할리우드에서도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들과 '존윅'(John Wick) 같은 영화에도 이소룡의 영향력을 볼 수 있다.
특히 이소룡은 동양인에게 드높던 할리우드의 문을 연 선구자로 꼽힌다. 한때 미국무술협회 설문조사에서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액션배우' 1위에 이소룡이 뽑히기도 했으며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도 그의 영문 이름인 '브루스 리'라는 명판이 있다.
이소룡은 무술의 대중화를 이끈 인물이기도 했으며 무술을 단순히 강해지는 도구가 아닌 철학적 사유도 할 수 있는 삶의 방식으로 탈바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의 시애틀 사운더스는 지난 2월 "이소룡이 강조한 조화, 자기표현, 포용성, 행동을 반영했다"며 이소룡의 50주기를 기리는 유니폼을 공개했다.
홍콩문화박물관은 이소룡의 50주기를 맞아 이달 '브루스 리: 시대를 초월한 고전'이라는 특별전을 연다. 관람객들은 이소룡이 창시한 절권도를 배워볼 수 있으며 그의 영화도 상영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를 기리며 "이소룡은 생전 영화 4편만 완성했지만 그는 사살상 하나의 장르를 개척했다"며 "이소룡은 글로벌 문화의 DNA를 관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시애틀 수필-문해성] 글월 문, 바다 해, 별 성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2)
- [서북미 좋은 시-이매자] 아버지의 등
- 워싱턴주 한인교계 큰별 박영희 목사 별세
- [부고] 조기승 서북미연합회 회장 모친상
- [공고] 제 35대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임시이사회 및 총회
- 워싱턴주 한인그로서리협회(KAGRO) 회원 권익과 안전 위해 최선
- “한인 여러분, 핀테크를 통한 재정관리ㆍ투자 알려드립니다”
- 시애틀 한인마켓 주말세일정보(5월 3일~ 5월 6일, 5월 9일)
- 샘 심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수치심에서 자부심으로 바뀌었다"
- 시애틀 롯데호텔 '미국 최고 호텔 7위' 올라
- “샛별문화원으로 한국문화 체험하러 왔어요”
- "시애틀 한인여러분은 하루에 몇마일 운전하시나요?"
- 한국 아이돌 엔하이픈 시애틀서 멋진 시구에 이치로도 만났다(영상)
- 페더럴웨이 청소년심포니 오케스트라 봄 연주회
- 린우드 베다니교회 이번 금~토 파킹장 세일
- 한국 GS그룹 사장단 시애틀서 집결… MS·아마존 찾아 공부했다
- 올해도 시애틀서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 열린다
- 유니뱅크 올해 흑자로 바로 전환, 정상화됐다
- ‘가마솥 진국’레드몬드 ‘본 설렁탕’5월 특별할인해준다
- 워싱턴주 음악협회, 44회 정기연주회 연다…“예약 서둘러야”
시애틀 뉴스
- 시애틀 적자예산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나
- 시애틀 경찰관들 연봉 엄청 오른다
- 워싱턴주 스포캔 ‘색션 8 바우처’ 다시 배포한다
- 워싱턴주 차량절도 전국서 4번째로 많다
- "뇌물주면 시애틀지역 토지감정가격 낮춰주겠다"
- 시애틀 어린이병원 인종차별혐의로 또 고소당했다
- 보잉 두번째 내부 고발자 사망...미스터리?
- 13억달러 복권당첨된 오리건주민, 절반 친구에게 준다
- 워싱턴주 에버그린 주립대 반전시위 종결
- UW에도 두번째 반전시위 부대 등장했다
- 스타벅스 불매운동 타깃되면서 실적 '어닝 쇼크'
- 시애틀 롯데호텔 '미국 최고 호텔 7위' 올라
- 마이크로소프트 말레이시아에 22억달러 투자한다
뉴스포커스
- '명품백 의혹' 수사 속도…이원석 검찰총장 "법리 따라 엄정 수사"
- 정부 "건보재정 1900억 추가 투입…교수 집단행동 멈춰달라"
- 인사철도 아닌데 평검사 잇단 사의…'검찰 악마화' 후폭풍 현실로
- '2000명 근거' 회의록 공방 가열…복지부 장차관 오늘 공수처 고발
- 네이버-구글, 지난달 韓 검색 시장 점유율 격차 줄었다…왜
- 먹구름 낀 금리 인하…5월 금통위에 쏠리는 눈
- "성적순 제한두면 인센티브 감점"…대학 '무전공' 과정 편성 골머리
- 의대 증원 '과학적 근거' 내라는 법원…행정부 제동? 법조계 평가는
- 인니 "분담금 ⅓만 내고 기술 덜 받겠다"…정부 예산 투입되나
- "악! 오빠 미안해"…변호사 남편에 살해된 아내 마지막 음성 충격
- 尹, 9일 기자회견 가닥…'김여사·채상병' 답변 성패 결정
- 45년 만에 누명 벗은 '거문도 간첩단' 피해자들…27억 국가배상받는다
- 조국 "檢총장 '명품백 신속수사 지시'? 주가조작 수사 덮으려 세게 하는 척"
- "김밥·떡볶이 사먹기도 겁나네"…외식물가, 35개월째 전체 물가보다 높아
- "건드리면 고소"…오피스텔 주차장 1칸 짐 쌓아놓고 독점한 입주민
- "51억 현금 투자"…임영웅, 강남 대신 '마포' 펜트하우스 선택한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