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기 대세 되는 테슬라 슈퍼차저…현대차, 美 전기차 판매 괜찮을까

포드 이어 GM도 테슬라와 '충전 동맹'…미국선 기존 글로벌 표준 CCS 앞서

"판매량엔 직접 영향은 없을 듯…충전 인프라 주도권 변화는 예의주시해야"


포드에 이어 GM(제너럴모터스)까지 테슬라와 '충전 동맹'을 맺었다. 테슬라가 충전 인프라를 장악하는 모습에 현대자동차(005380)의 미국 전기차 판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판매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대신 인프라 변화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1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SNS를 통해 테슬라와 충전 네트워크 사용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포드 역시 자사의 전기차가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포드와 GM은 내년 초 전기차 소유주에게 테슬라 어댑터를 제공하고, 2025년부터는 테슬라 충전 포트를 갖춘 상태로 신형 전기차를 생산할 방침이다.

현재 전기차 급속충전 규격은 미국·유럽·우리나라가 사용하는 CCS(콤보)와 일본의 차데모, 중국의 GB/T 그리고 테슬라의 독자규격 NACS가 있다. 최근까지 미국·유럽 업체들이 사용하는 CCS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는 모습이었다.

이번 '충전 동맹'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NACS가 가장 앞서 나가게 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테슬라가 62.6%로 1위, GM이 7.9%로 2위다. 포드는 4.2%로 5위를 기록 중이다. 시장 점유율로만 보면 미국 전기차 시장 4분의 3 가까이가 테슬라의 충전 규격을 사용하게 된다.

현대자동차그룹 ‘을지로 센터원 E-pit’.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1.7.5/뉴스1
현대자동차그룹 ‘을지로 센터원 E-pit’.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1.7.5/뉴스1


충전기와 전기차에 적용된 규격이 다르면 호환성 문제로 충전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다른 규격을 맞추기 위해 변환용 어댑터를 구비하는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험로를 지나고 있는 현대차에 또 다른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에서 다소 불편한 부분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오히려 충전 인프라가 확대된다는 측면도 있어 나쁘진 않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GM·포드가 협력했던 것처럼 현대차·기아도 충분히 테슬라와 충전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슈퍼차저를 경쟁사 전기차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유럽·중국에서는 슈퍼차저 공유를 이미 실시 중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어댑터를 끼는 등 현대차도 테슬라와 업무협약(MOU)을 맺으면 된다"며 "전기차 판매량에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대신 충전 인프라의 주도권 변화를 예의주시는 해야 한다. 현대차는 아직 전기차 시장의 '마이너' 위치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자동차 판매에 직접 영향은 주지 않더라도, 결국 현대차는 따라갈 수밖에 없어 주도권 변화는 고민이 된다"며 "아직은 과도기일 수 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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