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기업경영은 ‘똥손’ 정치자금 기부는 ‘큰손‘

최근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세계적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기업경영은 엉망으로 한데 비해 정치자금은 팍팍 쓴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영리단체 책임정치센터(CRP)를 인용, FTX의 창업자 샘 뱅크맨 프리드 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최근 18개월 동안 미국 워싱턴 정가에 7210만 달러(약 968억원) 이상의 정치자금을 뿌렸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뱅크맨 프리드 소로스에 이어 민주당 기부 2위 : FTX의 정치자금 후원은 같은 기간 전체 암호화폐 업계의 정치 후원금 7300만 달러(약 978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FTX 덕분에 암호화폐 산업은 방위 산업과 자동차 산업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선거자금을 정치권에 기부한 '큰 손'이 됐다.

개인별로는 뱅크맨 프리드 전 CEO가 이번 중간선거에서 정치인들에게 3990만 달러(약 536억원)를 후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헤지펀드 업계의 전설 조지 소로스에 이어 2위에 대항한다. 소로스는 골수 민주당 팬으로, 민주당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이에 비해 기업 경영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 채권자 상위 50명 채권 4조원 : FTX가 상위 채권자 50명에게 진 빚이 31억 달러(약 4조1600억원)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FTX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무담보 채권자 가운데 상위 50명에게 갚아야 할 부채가 약 31억 달러인 것. 1위 채권자에게 진 부채는 2억2600만 달러, 상위 10명에게 진 부채는 14억5000만 달러로 각각 확인됐다.

앞서 FTX는 지난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채권자 숫자를 약 10만 명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실제 채권자가 100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 글로벌 자산 매각 시작 : FTX는 이같이 막대한 채무를 갚기 위해 글로벌 재산 매각에 나섰다.

FTX의 새 최고경영자(CEO)이자 엔론 청산을 주도했던 존 J. 레이 3세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한 주간 검토한 결과, 미국 안팎의 여러 자회사가 대차대조표상 지급 능력이 있고, 가치 있는 프랜차이즈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규제하는 파생 상품 플랫폼인 ‘레저X’ 등은 FTX가 보유한 것으로, 파산 대상이 아니며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건실한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FTX가 2021년에 인수한 이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옵션, 스왑 및 선물거래를 할 수 있다.

그는 또 FTX의 잔고가 남아 있는 216개 은행 계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을 모두 매각해 부채를 청산하는 등 파산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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